하나카드, 휴면고객 전분기 대비 15.7% 증가···전년比 26.2% 급증
롯데카드, 휴면카드 150만장 돌파···카드사 중 ‘최다’
카드업계 “고객 이탈 막아야”···리텐션 마케팅 나서

8개 카드사 휴면카드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8개 카드사 휴면카드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 3분기 카드사의 휴면카드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하나카드의 휴면고객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경우 휴면카드가 150만건을 돌파하며 카드사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두 카드사는 휴면고객을 중심으로 리텐션(고객 유지) 마케팅을 펼치며 휴면카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수는 총 829만1000장으로 전 분기보다 4.2%(33만2000장)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7.1%(55만장) 증가한 규모다.

8개 카드사 중 전분기 대비 휴면카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휴면 신용카드는 93만4000장으로 전분기 대비 15.7%(12만7000장)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6.2% 급증했다.

뒤이어 비씨카드가 8.0%(2만2000장), 롯데카드 6.3%(8만9000장), 현대카드 4.3%(4만7000장)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휴면카드가 150만5000장으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휴면카드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자동해지 규정이 변경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이전에는 고객이 1년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유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카드가 자동해지 됐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이런 규정이 폐지되고 5년까지 휴면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휴면 신용카드가 늘어난 것이다.

이외에 카드사들의 각종 비대면 마케팅으로 온라인을 통한 신규 카드발급 건수가 늘어난 점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 입장에서 휴면카드는 골칫거리다. 휴면카드가 늘어나면 해당 카드가 실질적인 이용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발급 비용이 고스란히 매몰 비용으로 소진되고, 장기적으로는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카드를 꾸준히 이용해야 카드사들이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휴면카드가 계속 늘어나게 된다면 매몰 비용이 증가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또한 휴면기간 장기화는 결국 고객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휴면고객을 활성 고객으로 돌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휴면카드 증가가 고객 이탈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휴면고객을 중심으로 리텐션(고객 유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카드 만기를 앞둔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의 혜택을 제공하는 ‘타겟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또한 신규회원과 기존 고객을 동시에 잡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31일까지 기존회원이 최근 6개월 내 탈회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 신용카드를 추천해 가입할 경우 기존회원과 신규회원에게 캐시백을 제공한다. 기존회원은 최대 35만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으며 신규 회원은 연회비를 100% 돌려받을 수 있다.

휴면카드 건수가 가장 많았던 롯데카드 역시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카드 이용이 줄어든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카드를 다시 이용할 경우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본업이 신용판매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은 카드사의 기본적인 영업 기반”이라며 “휴면카드 증가로 회원 이탈이 늘어나면 영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휴면고객이 카드를 다시 이용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