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후보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
전임 이어 또 다시 금융위 출신 이사장 나올 듯
거래소 노조 “정책 실패 책임 있어···후보 추천 반대”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단독 후보로 낙점된 가운데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전임인 정지원 전 이사장에 이어 금융위원회 출신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오르면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일고 있는 까닭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전날 이사장 후보 면접심사를 거쳐 손 전 부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안을 결의하고 이달 18일 주총에서 이사장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손 전 부위원장이 사실상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내정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손 전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기구과장·외화자금과장·G20기획조정단장을 거쳤고, 특히 거래소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서비스국장·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거래소는 전임 이사장 선임에 이어 또다시 관피아 논란에 빠지게 됐다. 전임인 정 전 이사장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와 금융서비스국 국장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당시 관피아 논란이 있었다.
관료 출신이 금융기관의 수장이 될 경우 관료 시절 인맥을 활용해 업계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여기에 정부가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관치금융’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문성 부재로 인한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우려 요인이다.
이에 한국거래소 내부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은 한국거래소 추천위의 손 전 위원장 이사장 단독 후보 추천에 대해 “자본시장 정책 실패에 책임 있는 전직 금융위 부위원장의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을 반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는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