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1일 백화점 부문 인사 단행
임원수 20% 퇴임, 40대 신임대표 선임···롯데와 닮은꼴 인사
코로나19 장기화에 유통가 번지는 인사 쇄신 칼바람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신세계그룹이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 인사 키워드는 ‘임원 감축’ 및 ‘50대 대표 전진 배치’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롯데와 닮은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 등 전통 유통 채널 실적이 악화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유통가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일 신세계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했다. 지난 10월 말 단행했던 이마트부문에 이은 백화점부문 인사다.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에는 신세계 영업본부장 유신열 부사장을 내정했으며, CVC(밴처캐피탈) 사업을 추진하는 신설 법인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이사에는 신세계톰보이 문성욱 대표이사를 내정(겸직)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임원인사 키워드를 과감한 변화와 혁신, 미래준비, 인재육성으로 꼽은만큼 신임 대표들의 연령대도 낮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신임 대표는 1963년생으로 올해 만 57세, 문성욱 신임 대표는 1972년생으로 만 49세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포함, 지난 10월 이마트부문 임원인사서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 6명 역시 모두 50대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비단 신세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11월 인사를 단행했던 롯데그룹 역시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지난 11월 단행한 임원인사서 현대홈쇼핑, 현대L&C, 현대백화점면세점, 에버다임 등 4개 계열사 신임대표를 모두 50대로 선임했다.
이는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임원 인사와 함께, 내부 변화 로드맵에 따라 본격적인 변화 작업에 착수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신세계는 백화점부문 전체 임원의 20%가량이 퇴임하는 등 전체적으로 임원 수를 축소했다. 특히, 본부장급 임원의 70% 이상을 교체했다. 이마트부문 임원인사에서도 신세계그룹은 전체 임원 수를 약 10% 줄이고 13개 계열사 중 절반 가량인 6곳의 대표를 교체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역시 유통 맞수 롯데의 인사 방향과 같다. 롯데도 내년도 정기 인사에서 임원 133명을 퇴임시키며 전체 임원 수를 20%가량 줄였다. 신규 선임 임원은 50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내년도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부담 경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임원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회사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도 한다.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그룹 역시 인사를 발표하며 ‘세대교체’, ‘신상필벌’ 등 긴장감을 고취시키는 단어들을 언급했다. 신세계그룹은 “어느 때보다 엄정한 평가를 통해 전 임원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등 신상필벌을 강화했다”면서 “승진 인사와는 별도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함으로써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한편, 적극적인 인재육성을 함께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기조는 이번 인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백화점부문의 변화 방향에 발맞춰 더욱 강화해 향후 백화점부문의 지속적인 변화와 세대교체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