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지난주 14억9000만 원에 손바뀜
11월 월간 주택가격동향 결과 전국집값 전월 대비 1.43% 상승···17년 만에 최고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서울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가운데 마포의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한 단지의 전용 59㎡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인 지난주 14억9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되며 초고가 주택 기준에 근접했다.
30일 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중소형평형인 전용 59㎡는 지난주 14억90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지난달 동일평형이 14억25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견주어보면 6000만 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주택시장에서 15억 원 이상은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며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그만큼 15억 원을 넘기는 게 쉽지 않아 심리적 장벽 역할을 해왔고 13억 중반에서 14억 원에 머물러 있는 단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업계에서는 비강남권에서, 30평대 국민평형도 아닌 중소형 20대 중소형 평형이 15억 원 턱밑까지 차오른 것 자체가 집값 불안정의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통상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경우 20평대 주택을 구입하는데 대출도 나오지 않는 15억 원에 근접하다보니 이젠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집값 키맞추기 차원에서 서울 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노원·도봉·강북구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는 수치상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KB부동산 리브온의 11월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0월 대비 1.43% 상승했다. 2003년 5월 1.63% 상승한 이래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1.66% 상승하며 0.93% 상승률을 보였던 10월에서 다시 1%대를 회복했다. 이밖에 부산(2.36%) 대구(1.91%) 울산(1.61%) 등도 큰 폭으로 올라 집값 불안정이 단순히 서울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가을 이사철 이후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함과 동시에 임대차법 시행까지 겹치며 이미 예상됐다. 전셋값이 매맷값을 밀어올리는 형국이 된 것이다. 11월 서울 주택 전셋값 월간 증감률은 2.39%로 치솟았다. 전셋값 월간 증감률은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직후인 8월에 1.07%를 기록해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이어 9월 1.59%, 10월 1.35%를 기록하더니 마침내 2% 벽도 넘어선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값이 잠잠해지기보다는 상승곡선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는다.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전국과 서울 모두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11월 115인데, 7월부터 10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가격이 오를 거라고 전망한 비중이 높다는 것 의미한다.
KB부동산 관계자는 “광역시와 도 지역까지 전셋값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전국의 전셋값이 높게 상승했다”며 “지난달 잠시 주춤했던 매매시장은 전세와 더불어 상승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