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이후 최다···공모주 투자열풍에 수요예측·청약 경쟁률↑
옥석가리기 필수 지적도···청약경쟁률 낮으면 공모가 밑돌 가능성 높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공모주 시장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에는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청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확대와 증시 활황을 근거로 12월 공모주시장이 절호의 투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저조한 일부 종목은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12월 공모주투자 ‘대목’되나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달 청약일정이 확정된 IPO기업(스팩제외)은 퀸타매트릭스, 엔젠바이오, 인바이오, 티엘비,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에프앤가이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알체라, 엔비티, 지놈앤컴퍼니, 프리시전바이오, 석경에이티, 와이더플랫닛 등 최소 13개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7개 기업이 청약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2015년 당시 18개 기업이 12월에 청약일정을 진행한 이후 5년 만에 최다이기도 하다. 특히 다음달1일부터 17일까지 매일매일 청약일정이 진행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는 ‘대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공모주 시장에는 연일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11월 후반부로 갈수록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마지막주에는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이 매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명신산업은 24~25일 양일에 걸쳐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195.69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역대 코스피 수요예측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기록했던 1117.25대 1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명신산업은 희망공모가밴드(4900~5800원)를 넘어서는 65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공모청약에도 투자금이 몰려들었다. 특히 마지막주에는 엔에프씨, 앱코, 포인트모바일, 클리노믹스 등 4개 기업이 23~24일 동시에 공모청약을 진행했는데 투자금 분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4개 기업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인트모바일 공모청약에서는 청약증거금으로만 3조268억원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1842.97대 1까지 치솟았다. 앱코는 5조9588억원 청약증거금을 모으면서 97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엔에프씨 역시 같은 기간 청약증거금으로 1조7255억원을 끌어모으며 청약경쟁률 643.85대 1을 기록했다. 클리노믹스도 936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341.46대 1의 청약경쟁률을 세웠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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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석가리기 필수' 지적도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치면서 공모주 투자가 ‘돈넣고 돈먹기’가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달에는 소룩스, 교촌에프앤비, 네패스아크, 고바이오랩, 티앤엘, 에이플러스에셋, 하나기술, 제일전기공업 등이 상장했는데 에이플러스에셋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이플러스에셋의 예를 들면서 수요예측이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이 저조한 종목은 다른 종목들보다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률이 높다는 뜻은 책정된 공모가가 적정가격보다 낮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고 반대로 경쟁률이 낮다는 것은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예측 경쟁률보다 청약 경쟁률이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연관성이 더 높은 편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이달 18일 상장한 고바이오랩은 수요예측에서 64.33: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희망가범위(1만8000~2만3000원)을 밑도는 1만5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하지만 공모가가 싸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공모청약에서는 566.54: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바이오랩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4만6850원으로 공모가의 3배가 넘는다.

반면 에이플러스에셋 경우 수요예측에서 3.66: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밴드 (1만500~1만2300원)를 밑도는 7500원으로 책정됐다. 이어 공모청약에서도 24.75:1이라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이플러스에셋 주가는 상장 첫날(20일)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688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 6260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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