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등급 고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인하···4개월째 하락세
중신용자 평균 대출금리는 상승
일부 카드사는 9~10등급 취급 안해

10월 말 카드사 카드론 금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10월 말 카드사 카드론 금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주요 카드사들이 1~2등급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론 대출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중은행의 대출을 옥죄자 고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반면 일부 카드사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으면서 고신용자의 카드론 이용 증가에 대한 연쇄효과로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10월 말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13.24%로, 지난달(13.6%) 대비 0.3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9월부터 카드론 금리는 하락 전환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08%포인트 내려갔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데에는 1~2등급의 고신용자 대상의 대출금리는 인하한 반면 중·저신용자 대상으로는 금리를 높이거나 신규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등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등급별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1~2등급에서 금리 하락이 두드러졌다. 1~2등급의 평균금리는 10%로 전월 대비 0.23%포인트 떨어졌다. 1~2등급에 적용되는 카드론 금리는 지난 6월 표준등급으로 공시를 시작한 이후부터 4개월째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1~2등급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해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6.45%로 가장 낮았다. 우리카드는 지난 8월에도 같은 등급에서 7.46%의 가장 유리한 금리를 제공했다. 우리카드는 8월부터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4.0~10% 금리로 카드론을 제공하는 ‘우카 마이너스론’을 취급하고 있다.

우리카드에 이어 삼성카드가 8.85%, 현대카드가 9.25% 등으로 한 자릿수대 금리를 나타냈다. 각각 전월 대비 0.27%포인트, 1.0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카드론의 주요 고객층인 5~6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평균금리는 상승했다. 10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5~6등급 평균 대출금리는 16.67%로 9월 말(16.52%)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또한 9~10등급의 저신용차주를 대상으로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곳은 신한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 7개사 중 3곳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은 통상적으로 중·저신용자의 이용 비중이 많다.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평균금리가 14% 내외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정부가 시중은행의 대출을 규제하자 갈 곳 잃은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카드론에 몰리면서 평균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드론의 고신용자 고객 비중이 늘어남에 따른 연쇄효과로 저신용자가 대출 절벽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은행권의 대출을 규제하는 한편 최근에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도 제한하면서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평균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높은 신용등급의 고객일수록 연체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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