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카드론 취급액 1년 새 28.4% 증가
“향후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 있어”

3분기 7개 카드사 카드론 취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3분기 7개 카드사 카드론 취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카드 대출 이용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하나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7곳(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3분기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35조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조3471억원 대비 12.65% 증가했다.

이 중 하나카드의 카드론 증가율은 28.35%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크게 늘었다. 여타 카드사들의 증가율이 10%대 또는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카드론 취급액이 하나카드와 비슷한 롯데카드·우리카드와 비교했을 때도 증가폭은 두드러졌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1년 새 카드론 취급액 증가율이 각각 4.40%, 17.07%로 집계됐다. 중소형 카드사로 카드론 취급액 규모가 작아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증가율인 셈이다.

이에 힘입어 3분기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14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29.27% 급증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카드론 취급 전략에 차이가 있다”며 “하나카드의 경우 상반기에 취급을 많이 늘리고 하반기에는 관리하는 방향으로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선 3분기 기준 평균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카드론 취급액 증가가 당장에 걱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3분기 기준 7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1.27%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보다 0.24%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취급액 증가로 인한 부실 위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드론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나카드를 비롯한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카드론 증가세가 향후 잠재적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론은 평균 연 14%대의 고금리 대출 상품인 데다 카드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다중 채무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카드론 잔액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에 해당하는 146만27명은 카드론을 받은 금융회사를 포함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또한 상반기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26.6%)보다도 낮은 수준이어서 다중 채무자로 인한 연체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론 취급액이 늘어났음에도 명목 연체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지만 연체율이 표면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카드사들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으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명목 연체율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실질 연체율은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금과 이자 상환이 미뤄지면 경기가 악화될 경우 결론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지금 당장에는 걱정이 없더라도 내년 1분기부터 실질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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