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무소 법인 전환하고 세계 최초 레버리지 ETF 출시
경제 성장성에 주목···증시 호재도 다수 있다고 판단 해
베트남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 힘을 주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베트남 사업소를 현지 법인으로 전환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는 등 베트남을 앞세우고 있는 상태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업체 블룸버그와 손잡고 최근 베트남 VN30 선물 지수를 이용한 레버리지 ETF를 출시했다. 베트남 VN30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이미 존재하지만 선물 지수를 이용한 레버리지 상품 출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레버리지 ETF는 현지 협업을 통해 직접 개발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ETF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어떤 지수를 사용할 것인 지가 핵심인데, 베트남 증시에는 레버리지 관련 지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블룸버그, 베트남 하노이거래소와 함께 지수 산출과 개발 단계부터 협업했다. 그만큼 해당 상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베트남에 공을 들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선 7월에는 현지 사업 강화 목적으로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시켰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지난해 7월에는 현지 운용사인 훙 비엣(Hung Viet Fund Management JSC)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일찍이 베트남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4년 전인 2006년 호찌민에 리서치 사무소를 연 이후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2016년 출시 이후 한때 8000억원에 가까운 설정액을 보이는 등 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처럼 베트남을 앞세우는 배경에는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깔려 있다. 실제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4%로 지난 전망치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인 2.9%와 큰 차이를 보인다.
증시에 호재도 다수 존재한다. 달러 약세 환경이 유지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이미 베트남 VN30 지수는 지난 3월 급락 이후 50% 넘게 상승하며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프런티어 지수 내 베트남 비중이 현재 12%에서 향후 29% 수준으로 확대되는데, 이에 따른 유입 자금은 적게는 2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시장이 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베트남 시장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하다는 점은 베트남 관련 투자 상품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지수가 크게 상승했지만 베트남 펀드에는 전체적으로 자금 유입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은 과거부터 높게 평가됐고 투자자들의 유입도 많았지만 그 때 마다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그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