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텍, 내년 전자코 솔루션 매출 목표…해외 스타트업과 공동개발 성과
시노펙스, 멤브레인·필터 기술로 혈액투석기 국책 과제
서울바이오시스, 위생가전 넘어 혈액살균기 UV LED 공급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드림텍, 시노펙스, 서울반도체 등 국내 중견 전자부품 공급사들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가전용 부품 사업을 넘어 신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 이들 업체가 노리는 시장은 헬스케어다.

전자부품업계는 그동안 IT 기술이 접목이 활발한 자동차와 소비자가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혔다. 이어 코로나19 여파 등 영향으로 헬스케어가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전자부품업계 실적은 스마트폰과 가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23일 드림텍은 내년 중 코로나19 검사용 전자코 솔루션 관련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각국 승인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코 기술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호흡에서 나오는 특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가려내는 기술이다. 최근 유럽 내 다중 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을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국내 승인 절차를 거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드림텍은 해외 스타트업 나노센트와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드림텍은 건강관리 기술 관련 NYX 테크놀로지와 나노센트 등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무전 심전도 센서, 외과수술용 센서, 전자코 기술 등 전문 의료기기 시장으로 판로를 열기 위해서다.

드림텍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다. 카메라모듈 공급사 나무가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 부품 사업을 키운 한편 전장부품, 헬스케어 센서 등 사업 다각화 노력을 지속해왔다. 스마트폰용 지문 인식센서와 스마트 의료기기 등을 포함한 BHC(Biometrics, Healthcare & Convergence) 사업 매출액은 2018년 2879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40%를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 됐다. 아직 스마트폰용 지문센서 모듈 사업 매출 비중이 크지만 점차 헬스케어 분야 비중도 늘려갈 계획이다.

사업다각화에 따라 경영 체제도 재편했다. 올해 2월엔 전장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드림텍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이어 지난 9월 스마트폰 부품과 헬스케어 사업을 중심으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사업별 신속한 의사 결정과 경영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스마트폰 부품 및 멤브레인 필터 기술 공급사 시노펙스도 의료기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혈액투석기기 국산화 개발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혈액용 필터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동탄사업장 내 멤브레인 필터 통합 R&D센터를 구축하고 각종 의료기기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달엔 필터 기술을 활용한 마스크 사업에 진출했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정부와 전방 기업의 의료기기 핵심 소재에 대한 국산화 의지가 확대됐다”며 “이번 국책 과제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노펙스는 스마트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사업과 반도체 웨이퍼 연마액 여과필터로 쓰이는 멤브레인 필터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멤브레인 필터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2006년 유원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스마트폰용 IT부품 사업에 진출해 몸집을 키웠다. 현재 스마트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사업은 전체 매출의 90%를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 됐다. 이번 의료기기 육성 전략은 기존에 주력하던 멤브레인 필터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서울반도체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는 UV LED 기술을 앞세워 가전을 넘어 의료기기 사업까지 보폭을 넓힌다. 올초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살균과 소독이 필요한 위생 가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서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200~280나노미터 파장의 UVC LED 기술은 물과 공기 정화 모두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올 1분기 서울바이오시스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3분기 256% 급증한 95억2839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오는 4분기 매출 역시 전 분기와 유사한 1100억~1200 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9월엔 온라인 자사몰을 열고 휴대용 공기 살균기와 같은 완제품 판매까지 나섰다. 최근엔 가전을 넘어 최근 미국 의료기기업체 세러스의 혈액살균기에 UV LED 기술을 공급하며 판로를 열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선 가전뿐만 차량에 탑재되는 실내 살균용 UV LED 기술까지 확산되는 추세”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을 위한 살균, 소독 기술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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