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서울 외지인 지방 아파트 매입건수 / 자료=한국감정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거주자들이 올해 3분기 강원도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한 것으로 났다. 수도권, 대구, 대전, 세종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는 상황에서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비규제지역인 강원도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감정원의 올해 3분기(7~9월) 아파트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거주자가 지방에서 아파트를 많이 매입한 지역은 강원도가 815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492건, 부산 357건, 전남 285건, 충북 282건 등의 순이었다.

강원도 내에서도 원주시가 367건으로 강원도 815건 전체 아파트 거래 중 45%를 차지했다. 이어 춘천시가 121건, 속초시가 93건, 강릉 72건 등이다. 원주는 지난 해 5월 미분양 주택이 3396세대까지 늘어나는 등 공급량 과다와 부동산 거래 침체로 몸살을 앓았으나 시장 규제 강도가 높아진 올해는 비규제지역임에도 수도권과 접근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에선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교통 인프라 확충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지난 2017년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수도권과 강원도 간 소요시간은 90분대로 좁혀졌다. 판교~여주와 원주~강릉 등 경강선 역시 이미 개통해 운행 중이다. KTX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을 높였다. 강릉역에서 KTX를 타면 서울까지 약 2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여주~원주를 잇는 전철사업 복선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도의 올해(1~9월) 주택인허가실적은 9195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과 2018년의 인허가실적의 절반도 안 되는 물량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만3914건에서 2018년 2만1117건, 2019년 1만326건이다. 실제로 올해 강원도 내에서도 분양한 아파트는 총 3304건에 불과했다. 올해 분양을 앞둔 단지도 이달 25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원주시 태장2도시개발지구 B-2블록 ‘원주 대원칸타빌’이 단 한 곳이다.

새 집이 부족하다 보니 분양시장에 대한 예비청약자들의 관심도 높다. 올해 강원도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도 ‘속초디오션자이’는 17.26대 1, ‘속초 롯데캐슬 인더스카이’는 평균 12.4대 1 등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강원도는 장기간 집값 약세여서 바닥론이라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잇따른 교통호재로 서울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개발 기대감이 크다”며 “또한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등 환경문제가 커지면서 천정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매수가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가 늘면서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