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과 여행수요 회복 장시간 소요···각자도생 땐 두 회사 모두 위험”
독점·노선통폐합·운임인상 지적 일축···“인천 슬롯점유율 40%불과, 경쟁 불가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사진=김도현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사진=김도현 기자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최선이라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유례없는 위기를 타개하고, 장기적 시너지 등이 이번 합병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란 의미였다.

고용유지와 관련해서는 “대한항공 창립이래 단 한 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었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는 지켜질 것이라 확언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합병에 따른 독과점 및 이에 따른 운임인상 우려와 관련해서는 “양사의 인천국제공항 슬롯 합계가 40%에 못 미친다”며 기우라 일축했다.

20일 우 사장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2차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이 같이 강조했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추진되면서 각계의 우려와 반대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인수추진과 관련해 제기된)오해를 풀기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도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다면서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이 체결된 직후 실사작업이 본격화 될 것이며, 현재 해당 업무를 맡게 될 인력과 조직구성이 편성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이 그간 중복으로 취항했던 노선들을 통폐합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오해라며 시간대 조정, 노선 다변화, 기체 사이즈 재조정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우 사장은 “양사 결합심사에 이르기까지 최소 2년, 최대 3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데 이 기간 동안 두 회사는 현행대로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면서 “합병하더라도 현재의 인력규모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노선 통폐합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시사했다. 또, 심사기간 중 두 회사가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브랜드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계속할 것”이라며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았다가 정부의 설득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매물로 나왔을 당시 인수를 검토했으나 당시에는 경쟁업체가 많아 여의치 않았던 것 뿐”이라며 당시에도 의향이 있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합병작업은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동일한 업체의 여객·화물시스템을 사용해 온 탓에 통합작업이 용이하다는 의미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인수번복 전례를 지적하듯 “전혀 다른 업체가 아닌 경쟁항공사가 인수하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고 자연스레 인수비용 절감과 기타 시너지도 배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 사장은 “국내 항공산업의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산업은행 고위간부의 제안으로 인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두 회사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대다수 구성원 모두의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면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항공수요 회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각자도생에 나섰다면 두 회사 모두 어려워졌을 수 있기에, 장기적·긍정적 관점에서 이번 합병을 지켜봐달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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