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익 2740억원···웬만한 중대형 증권사 순익 수준
지분법 이익이 큰 비중 차지···지배구조 개편과정서 관계사 기여 높아져
개인 투자자들 유입에 본업에서도 성과 보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8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 순이익을 거두면서 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표를 내놨다.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진행된 관계기업 지분 확대와 이 회사들의 호실적이 순이익에 미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와 타킷데이트펀드(TDF) 등을 중심으로 본업이 호조를 보인 점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7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에만 13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많아야 백억원대 분기 순이익을 거둔 것과는 압도적인 차이인 데다 웬만한 중대형 증권사와도 견줄 수 있는 성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호실적 배경에는 지분법 이익이 자리잡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법 손익은 올해 3분기에만 944억원이었다. 올해 누적 지분법 손익은 전체 순익의 65% 수준인 1824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지분법 손익 대부분은 관계사인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생명에서 나온 것으로 3분기 누적으로 각각 1086억원, 758억원이 반영됐다.
특히 올해 지분법 이익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덕을 봤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입했다. 이로 인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은 기존 20.28%에서 23.98%로 증가했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3분기 중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취득해 5.06%에서 7.94%로 지분이 늘었다. 그룹지배구조 안정화와 함께 수직계열화를 통한 운용·증권·보험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 같은 지분 확대로 인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치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생명의 실적 영향이 컸던 것이다.
지분법 이익뿐만 아니라 본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중에서도 ETF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순자산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40조원에서 올해 3분기 53조원까지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ETF 운용사 ‘Global X’ 를 비롯해 캐나다 ‘Horizons ETFs’ 와 호주 ‘Betashares ETF’ 운용사 등 총 9 개국 381여개의 ETF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연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TDF로의 자금 유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시리즈에 올 들어 4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이밖에 약 2000억원 규모의 타깃인컴펀드(TIF) 등에도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펀드 시장 불황 속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은 39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44억원 대비 13.6%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자산관리(투자자문+투자일임) 수수료가 올해 누적 50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3% 성장했고, 펀드 운용과 관련된 집합기구운용보수 수수료는 313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분법 이익을 제하더라도 경쟁사 대비 순익 규모가 크다. 이는 본업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사업에 공을 많이 들여왔는데, 최근 들어 ETF 투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