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서비스 ‘지갑’, ‘콘텐츠 구독’, ‘상품 구독’ 등 출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가 ‘콘텐츠 구독’과 서비스·제품을 렌탈해 쓸 수 있는 ‘상품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구독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전자제품 렌탈부터 서비스 정기계약까지를 카카오 플랫폼 안에서 제공한다.
동시에 카카오는 플랫폼을 모바일 지갑 역할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음달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 등을 카카오톡에서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출시한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if(kakao)2020’ 컨퍼런스 첫날인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갑’, ‘콘텐츠 구독’, ‘상품 구독’ 등 신규 서비스 출시 및 비즈니스 플랫폼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 콘텐츠부터 청소대행 서비스까지 ‘구독 모델’ 도입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렌탈, 정기배송 등의 방법으로 상품을 구독하는 ‘상품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비스는 19일부터 시작되며 제품 설명, 방문 예약, 구매 결정, 계약서 작성 등 기존 오프라인 기반으로 운영되던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들을 모바일로 간소화했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상품 정보를 얻고, 회원가입부터 신용조회, 전자 서명 및 계약, 결제 등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렌탈을 시작으로 연내 바디프랜드, 아모레퍼시픽, 위닉스, 한샘 등 렌탈, 정기배송 상품을 순차로 내놓는다. 향후 가전, 가구를 비롯해 식품, 화장품 등 정기 배송과 청소대행 등 서비스를 정기 계약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중 콘텐츠 전문성과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신규 콘텐츠 구독 플랫폼도 선보인다. 창작자가 뉴스·미디어, 음악, 게시글, 동영상 등 콘텐츠를 창작 및 유통하면 이용자는 관심사에 따라 여러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새 플랫폼은 피드 형태가 아닌 현재 포털의 콘텐츠 이용자환경(UI)을 적용한다. 창작자는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제목, 구성, 배치 등을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에디터 역할을 한다. 이용자는 구독하는 채널의 우선순위, 위치 등을 조정해 ‘나만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콘텐츠 구독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며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탭)과도 연결된다. 카카오는 창작자와 이용자가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통해 양방향 소통 및 유대감 형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포털 다음의 서비스는 새로운 서비스와 병행해서 그대로 유지되며 이용자의 뉴스 선택권 강화 등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대표는 “카카오 내부 콘텐츠만을 큐레이션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외부 콘텐츠 역시 이 플랫폼을 이용해 모두 발행 가능한 아웃랜딩”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발행자(큐레이터)에게도 소정이 이익을 분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콘텐츠 발행자에게도 수익 일부는 나눠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구독경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구독경제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15년 4200억 달러(약 464조원)에서 2020년 5300억 달러(약 58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는 구독 경제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국내에선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구독 서비스가 더 주목받고 있고 실제 우리 일상의 구독형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행태가 바뀌고 구독 영역이 확대되면서 이런 흐름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구독 서비스는 뉴스 서비스뿐 아니라 디지털 대상에 존재하는 모드 콘텐츠가 대상이며 영상도 가능하지만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는 아니다”며 “콘텐츠 발행을 통해 후원받고 싶거나 월정액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 작은 유료 구독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 콘텐츠를 발행하는 뉴스 레터에서 유료화 시도가 있어 대응 차원에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실물 지갑 대체할 ‘카카오 지갑’ 서비스 출시
카카오는 연내 ‘지갑’ 서비스도 선보인다. 카카오톡 지갑은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 등을 카카오톡에서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분실이나 훼손 우려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지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한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과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획득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순차로 담긴다.
연세대학교 모바일 학생증과 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증도 추가된다. 카카오는 장애인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 등 각종 증명서를 카톡 지갑에 넣을 수 있게 서비스를 준비한다. 향후 모바일 신분, 자격 증명 서비스가 필요한 각종 단체, 재단, 기업, 교육기관 등과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해 온오프라인에서 활용성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는 위·변조 및 부인방지를 위해 발급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할 방침이다. 조수용 공동대표는 “일상에서 본인을 증명하는 것이 불편한 부분에 주목해 ‘디지털 신분증’이라는 개념을 생각했고 카카오톡 안에 ‘지갑’이라는 공간을 준비하게 됐다”며 “디지털 기반으로 많은 것이 변하는 사회에서 모바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더 편리해지고 나중에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성과를 나타냈지만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네이버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이처럼 국내 시장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기반 구독경제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우선 일본을 기점으로 많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향후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이 계획돼 있는 것이 많아. 내년에는 플랫폼 보단 콘텐츠 사업에서 글로벌 시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픽코마는 2021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 거래액 1조원 이상 달성이 목표”라며 “2022년에는 한국 제외한 해외 거래액만 1조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