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2개월 연속 올라
전셋값 급등에 고개드는 갭투자···비규제지역에 더 쏠려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2%다. 이는 8월(53.3%), 9월(53.6%)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다. 상승 폭도 9월 0.3%포인트에서 10월 0.6%포인트로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에서 올해 8월 53.3%까지 하락세였다. 이 기간 전세가율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4년 4개월 만이다.
자치구별로 봐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중랑구를 뺀 24곳에서 전세가율이 한 달 전보다 올랐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였고, 중구와 성북구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성행하기 쉽다. 매매 가격과 전셋값 사이 차액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어 자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59.98㎡ 19층은 지난 9월26일 6억5800만원에 팔렸고 약 한 달 뒤인 10월27일 새 집주인과 세입자가 4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즉 새 집주인은 2억3800만원에 이 아파트를 매입한 셈이다.
갭투자 매매는 비규제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가 증가한 지역은 부산 해운대구(95건), 경기 김포시(94건), 경기 파주시(88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83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의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곳들이다.
아울러 이 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까지 가능하고 2주택자도 취득세가 1~3%에 그친다. 다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LTV 한도가 대폭 축소하고 취득세율도 상향 조정되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6개월 안에 새집에 전입해야 한다.
집값과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도 내야 하고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살 때는 계획서에 대한 증빙서류를 내야한다.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엔 전세대출이 회수된다.
한편 정부는 이번주 중을 목표로 전세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공급할 수 있는 공공임대 물량을 최대한 늘려 전세난에 숨통을 틔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