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중간 발표에 증시 들썩
백신 신뢰성 기존 대비 높아 택트 업종 수혜 전망
백신 변수 많고 시간 걸려 리스크 클 수 있다는 의견도
코로나19로 짓눌려 있던 항공·여행주가 미국 제약업체인 화이자의 백신 개발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의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된다.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언택트’(비대면)에서 ‘택트’(대면)로 투심이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아직 백신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한 영향이다.
특히 코로나19에 투심이 약화됐던 항공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이날 장중 23.62%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항공수요 위축 속에 투심이 얼어붙어있던 상태였다. 재무악화와 균등 무상감자로 신음하던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장중 8%가 넘는 상승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장중 20%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여행주 역시 급등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여행 대장주로 꼽히는 하나투어는 이날 장중 최대 20.94%까지 급상승했다. 노랑풍선의 경우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 흐름을 보였었고 모두투어도 장중 2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여행주들은 지난 2분기 증시 급반등에도 소외됐던 종목들이었지만 백신개발 기대감이 나오자 크게 반응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 지 여부다. 우선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언택트’에서 ‘택트’로 투심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화이자의 백신 개발 중간 발표는 구체적인 시험 과정과 숫자를 담았다는 점에서 과거 다른 백신 개발 이슈 대비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예방률도 현재까진 다른 제약사의 백신 대비 월등하다.
실제 화이자의 발표에 따르면 총 4만353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위약)를 투여했다. 이후 9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90% 이상이 플라시보 그룹에서 나왔다. 백신을 맞은 그룹에서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었던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예방률이 40~60% 수준인 독감보다 높다.
반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화이자의 백신이 최종 검증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중간 발표로 화이자는 당초 유의미한 결과치를 도출하기 위해 시험그룹 내 확진자 수가 164명이 될 때 결과를 분석하려고 했었다. 이에 확진자 수가 더 확보될 경우 예방률이 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효능 여부나 부작용 등이 밝혀지지 않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나 유통상의 어려움 탓에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큰 반등 흐름을 보이지 못했던 코로나19 피해업종이 일정 기간 조명 받을 가능성은 있다. 향후 실적 회복을 예상하면 지금 주가가 저렴해 보이기 때문이다”면서도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실제 백신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과정에는 변수도 많고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릴 것으로 보여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도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