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법 개정으로 액셀러레이터 등록 300개사 돌파···투자기업 1703개 일자리창출 증가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국내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가 300개를 돌파했다. 액셀러레이터는 지난 4년 동안 스타트업1703개사에 2235억원을 투자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액셀러레이터는 300개를 기록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는 현재 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사인 아이빌트가 2017년 1월에 최초로 등록한 이후 매년 80여개사가 등록했다. 300번째 등록사는 케이아이엠씨다.
액셀러레이터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창업기업을 선발, 보육, 투자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전문회사로서 투자가 중심이 되는 벤처투자회사(벤처캐피털)과 다르다. 액셀러레이터는 2005년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투자와 보육을 결합한 형태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2016년 11월 30일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됐다.
최근 중기부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해 액셀러레이터를 벤처투자자로 인정하면서 등록자 수가 크게 늘었다. 창업투자회사와 창업기획자를 겸영하던 창업투자회사들이 일부 창업기획자를 반납하면서 현재는 290개 액셀러레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중기부가 올해 9월 액셀러레이터와 액셀러레이터가 보육‧투자한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지난 4년간 액셀러레이터는 총 1703개사에 225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당 1억30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벤처투자법상 액셀러레이터는 투자금액의 40%~50%를 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정부가 액셀러레이터가 결성한 개인투자조합에 법인출자를 허용하면서 개인투자조합의 규모가 증가됐고 이에 따라 한해 투자규모와 기업당 평균 투자금액도 증가했다.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받은 기업 1655개사는 투자 이후 신규 일자리 총 7013명을 창출했다. 업체당 평균 고용과 매출도 투자 전보다 각각 4.2명(66.7%), 2억6000만원(92.8%)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후속투자 수치를 살펴보면,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은 후속투자 403건을 유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도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회수사례도 나타나 총 12건의 인수합병(M&A)도 진행됐다. 액트너랩에 투자받은 주차공유플랫폼 ‘파킹프렌즈’가 한컴모빌리티에 인수됐고,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게 투자받은 피부암 진단기술을 보유한 ‘스페클립스’는 셀리턴에 인수됐다.
한편 액셀러레이터들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바이오‧의료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기업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30.2%, 바이오·의료 22.1%, 정보통신기술(ICT)제조 12.7%, 문화·콘텐츠 8.0% 순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수도권에 66.1%, 비수도권에 33.9%가 분포하고 있으며 창투사(수도권 89.7%, 비수도권 10.3%)에 비해 비수도권 비중이 높아 지역투자 활성화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업은 후속투자유치 지원, 컨설팅 및 상담지원, 내·외부 교류 등 1179건(중복포함)의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는 평균적으로 자본금 5억9000만원, 보육공간 491.4㎡, 전문인력 2.7명이 2.3개 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창업기획자의 증가는 창업생태계에서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으며, 창업초기와 성장단계를 연결하는 투자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에 따라 창업기획자에게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돼 벤처투자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