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수협은행 이사회, 후보 추천 완료···10일 수협중앙회 이사회 등 거쳐 선임 예정
공적자금 상환 통한 독립성 확보 기대···비이자부문 부진 등 해결 과제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Sh수협은행이 짧은 은행장 공백 기간을 끝내고 김진균 은행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최종 선임시 수협은행 최초의 내부 출신 행장이 되는 김 내정자는 임기 동안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공적자금 조기 상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수협은행의 실적이 줄어들고 있어 단기간내 상환액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은행의 실적을 견인해야 하는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김 내정자의 영업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4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이날 수협은행 이사회는 회의를 열고 김진균 수협은행 수석부행장에 대한 차기 은행장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 내정자를 차기 은행장 단독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김 내정자는 오는 10일 수협중앙회(이하 수협) 이사회와 수협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행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 내정자가 예정대로 은행장 자리에 오르게되면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독립 출범한 이후 첫 내부출신 행장을 배출하게 된다. 1963년 출생인 김 내정자는 지난 1992년 수협에 입사한 이후 줄곧 수협과 수협은행에 몸담아왔다. 영등포 지점장과 압구정역 지점장, 충청지역금융본부장, 경인지역금융본부장 등 일선 영업 현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해 영업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경영전략그룹 부행장도 역임하고 있어 경영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첫 내부 출신 행장 배출이 기정 사실화되자 은행 안팎에서는 수협은행의 독립성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협은행의 지분은 수협이 100% 소유하고 있지만 수협이 지난 2001년 1조1581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이후 정부도 수협과 함께 은행 경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수협은행 이사회에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들이 각 1명씩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은행장 임기 단축, 행추위원장 선임 등으로 놓고 정부 측과 수협 측이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수협은 수협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수협은행의 수익 일부를 공적자금 상환에 사용해왔다. 내부 출신으로서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김 내정자는 임기동안 공적자금 상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수협은행의 경영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수협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수협은행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공적자금 상환액 규모도 크게 늘려왔지만 올해에는 그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2016년 786억원을 기록한 수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95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2018년에는 2303억원으로 17.98% 증가했다. 수협의 공적자금 상환액은 2017년 127억원에서 2018년 1100억원, 지난해 1320억원으로 늘어났다. 각각 상환 예정액이었던 51억원, 738억원, 818억원보다 149.02%, 49.05%, 65.21%씩 많은 금액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2191억원으로 4.82% 줄어들었고 그 영향으로 올해 공적자금 상환액도 501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상환 예정액인 836억원의 59.93%에 불과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순익 역시 10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46억원)보다 16.61% 줄어들었다. 저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도 1.48%에서 1.37%로 0.11%포인트 하락하는 등 수익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이자이익 대신 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야할 비이자이익 부문 영업도 다른 은행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자비용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수협은행의 순이자손익은 지난해(2994억원) 보다 4.38% 증가한 3126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수수료순익은 오히려 166억원에서 145억원으로 12.28% 감소했다.
이자이익 대비 수수료이익의 비중 역시 5.53%에서 4.65%로 축소됐다. 이는 국내 주요은행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대비 수수료이익의 비중은 16.29%로 나타났으며 신한은행도 16.53%를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각각 13.95%, 13.30%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