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24에 김장욱 대표 앉혀···무인·자동화 통해 수익성 증대로 방향 잡아
이마트24 무인점포 100여개로 업계서 가장 많아···“편의 재정의하는 혁신적 시도 이어갈 것”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마트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업계 후발주자로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위해 새 전략 짜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마트24 새 수장에 IT 전문가로 꼽히는 김장욱 대표를 앉히면서 무인점포, 신기술 적용을 통해 업계를 바짝 뒤쫓으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정기인사를 통해 IT 전문가로 꼽히는 김장욱 대표이사에게 이마트24 경영을 맡기면서 편의점 사업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가맹점주 친환 정책’을 내세우며 가맹점 늘리기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무인화를 통해 점포를 늘리고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신세계I&C에서 이마트24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로 2014년 이마트에 인수되면서 본격 외형을 확장했다. 특히 2017년 브랜드를 기존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바꾸면서 2020년을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으로 보고 5000~6000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편의점 출점 수를 늘리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당시 이마트24의 포부와 함께 이마트24는 적자를 줄이며 조금씩 GS25·CU·세븐일레븐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이마트24 점포수는 지난 8월 5000점을 돌파했고, 9월 기준 5131개를 기록했다.
또 이마트24는 올해 상반기 1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전년(-157억원)대비 적자 규모를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이마트24는 손익분기점을 ‘점포수 6000개’로 보고 있어 흑자전환 달성까지는 추가 출점이 불가피하다.
김 대표가 사실상 신세계그룹의 무인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24의 무인매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는 현재 100여개의 무인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무인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자동결제 셀프 매장을 열었던 무인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무인 자동결제 매장인 ‘아마존 고’와 같은 형태로 SSG페이 또는 이마트24 앱을 통해 발급된 입장 QR코드를 스캔해 매장에 들어가서 원하는 물건을 골라 별도의 결제 없이 그냥 나오기만 해도 결제되는 무인화 점포다.
여기에 김 대표는 지난달 무인매장의 핵심기술인 스마트선반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선반은 선반에 인공지능 비전 기술(카메라, 스캐너 등 시각 매체를 통해 받은 영상에서 주변 물체 등 이미지를 분석하는 기술), 딥러닝, 무게센서 등 기술을 결합해 별도의 바코드 스캔 없이 소비자가 상품을 꺼내면 자동 결제되도록 설계했다. 또 이마트24는 공유오피스 위워크과 함께 셀프 미니 편의점을 열며 새로운 유형의 매장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매장 규모가 작아 최신 IT 기술을 적용하는데 부담이 없고 여러 생활권에 매장이 있어 다양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 편의점의 주 고객인 점도 IT 기술 시험 적용에 유리하다.
이마트24 측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콘셉트 매장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면서 “편의점의 편의를 재정의하겠다는 이마트24의 전략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화 점포는 편의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라면서 “새로운 경험 보다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무인점포에 업계가 꾸준히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