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 첫 진출·신용등급 A+ 상향 조정
롯데건설, 도시정비사업 2위 ‘역대 최대 실적’···분양사업도 호조세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내년 주요 건설사 CEO들이 임기 만료를 대거 앞둔 가운데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과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더욱 치열해진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두 건설사는 올해 나란히 수주액 2조원 돌파하는 등 주택 사업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포스코건설은 신용등급 상향·첫 강남 재건축 시장 진출, 롯데건설은 역대 최대 수주실적 기록 등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거두며 두 CEO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포스코맨’ 한성희 사장, 재무통 역량 발휘···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대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하반기 들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4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7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따내며 2조261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수주순위도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를 제치고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신반포21차 수주를 통해 강남 재건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입지도 재확인 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신용등급도 A+로 상향 조정됐다. 포스코건설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 이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를 획득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를 받은 건설사는 포스코건설이 유일하다.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건설이 주택 사업 호조세로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포스코그룹의 투자 확대로 인한 수주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점과 건축 외에 플랜트·토목 부문에서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꾀한 점도 신용등급을 올린 이유로 꼽았다.

포스코건설이 올해 각종 성과를 거두면서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의 연임도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한 사장은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한 후 줄곧 포스코에 몸담은 ‘포스코맨’이다. 포스코에서 재무·전략·투자 분야 등을 두루 거친 그는 그룹 안팎에서 재무통으로 불린다.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포스코 홍보실장·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 사장은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연 초부터 바쁜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건설은 한 사장 부임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대표는 1년 단위의 연말 인사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데 실적이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2475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업계에선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2013년 4254억원도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은 올해 대우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평가순위 5위에 올라서며 5대 건설사에 합류했다.

◇‘주택사업 전문가’ 하석주 사장, 롯데 역대 최대 수주실적 견인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역시 올해 연임이 기대된다. 올해 두드러지는 주택 사업 성과를 보여주면서다. 롯데건설은 지금까지 8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따내며 2조6106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인 2015년의 2조5743억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도시정비사업 실적 순위도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이 보여준 성과가 취임 이후 주택 사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하 사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건설 사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후 1991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쳤다. 2001년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09년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경영지원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을 겸임하는 등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재무통으로 꼽힌다. 2017년 2월 취임 이후 하 사장은 주택 브랜드 ‘롯데캐슬’에 이어 지난해에는 고급 브랜드 ‘르엘’까지 선보이며 주택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룹 전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롯데건설의 선전은 주택 사업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분양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1만8876가구를 분양해 최대 분양실적인 2016년의 1만6000여가구를 이미 넘어섰다. 4분기 분양 물량도 수도권 비중이 높아 올해 2만 가구 이상을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이 분양사업을 통해 최근 보였던 실적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 사장 취임 이후 롯데건설은 2017년 영업이익 3771억원, 2018년 영업이익 5140억원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30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가량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보다 13% 감소한 1938억원을 기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비 사업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주택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냈다”며 “미래 일감을 확보해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정기 인사에서 CEO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높이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두 건설사 외에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건설사 CEO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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