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판매재개와 일본차 불매운동 겹치며 반사이익 누려···전년 대비 233% 성장
올해 1~9월 일본차 판매 전년보다 49% 감소했으나, 지프·푸조·캐딜락 등 혜택 못 봐
하이브리드 고객은 현대·기아차로 쏠림현상 발생···그랜저, 쏘나타, 코나, K시리즈 판매 급증

일본 불매운동 이후 가격대가 비슷한 폴크스바겐코리아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일본 불매운동 이후 일본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가격대가 비슷한 폴크스바겐 브랜드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일본 자동차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독일차 브랜드가 반사효과를 누렸다. 특히 폴크스바겐의 경우 일본차 고객들이 몰리면서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와 경쟁했던 지프, 푸조, 캐딜락 등 중위권 브랜드는 오히려 판매가 줄어들며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차 판매는 1만4528대로 전년대비 49.3% 감소했다. 수입차 내 점유율도 작년 17.2%에서 올해 7.6%까지 하락했다.

작년 일본차 불매운동이 시작될 당시 일본차 고객들이 지프, 푸조, 캐딜락 등 다른 브랜드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제로 해당 브랜드들은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프 판매는 5882대로 전년대비 17.1% 줄었으며, 푸조는 1867대로 전년보다 29.8% 감소했다. 캐딜락 판매는 986대로 전년대비 26.3% 떨어졌다.

일본차의 경우 3000만~6000만원 사이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독일 3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프랑스 등 다른 브랜드들에게 판매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독일차, 특히 폴크스바겐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태로 판매를 중단했다가 2018년 판매를 재개했으나, 환경부 인증 문제와 물량 부족 등이 겹치며 2019년 상반기까지 사실상 영업 중단 상황이었다. 이후 연말부터 일부 모델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일본차 불매운동이 시작된 시기와 맞물리며 효과가 배가됐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실시하자, 국내에서도 반일감정이 들끓으며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됐다.

한 폴크스바겐 딜러사 관계자는 “올해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 중 상당수가 일본차 차주이거나 일본차 구매를 고려했던 고객들이었다“며 “일본차와 가격대가 비슷해 폴크스바겐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아테온과 티구안 등 주력 모델이 4000만~6000만원대에 포진하고 있어 일본차 브랜드와 가격대가 겹친다. 또 폴크스바겐이 올해부터 판매 회복을 위해 15% 이상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어, 가격 경쟁력도 올라갔다.

이에 올해 1~9월 폴크스바겐 판매는 1만276대로 전년대비 233% 증가했다. 폴크스바겐 뿐 아니라 아우디, BMW도 렉서스 브랜드 고객들을 일부 흡수하며 판매가 늘어났다.

아울러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일본차 고객들의 경우 현대·기아차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일본차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하이브리드, 잔고장이 없는 점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에서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며 일본차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올해 1~10월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살펴보면 그랜저는 3만2128대로 전년대비 35.8% 늘었으며 쏘나타(7346대·40.2%↑), 코나(4957대·244%↑) 등도 판매가 급증했다. 기아차 하이브리드는 K5(8951대·420%↑), K7(7758대·5.9%↑) 판매가 늘었으며, 올해 첫 추가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만7728대를 기록하며 쏘렌토 전체 판매의 25%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