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된 코세페, 백화점 3사 첫 날 매출 20%가량 급증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고객 많아···명품관은 오픈런, 줄 선 고객들로 장사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통가 최대 쇼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첫날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흥행을 예고했다. 백화점을 둘러싸고 차들이 줄을 서는 광경과 함께 내부에도 수많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겼다. 다소 한적한 매장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흥행에 가까웠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일 시작됐다. 1일 오전부터 실시간 검색어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상위권에 자리하며 해당 행사의 규모를 실감케 했다. 이번 코세페는 오는 15일까지 2주 동안 열린다. 16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2일 오전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입구에는 코세페 관련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다. 코세페가 주말인 일요일에 개막하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급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누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들이 늘자 직원들도 덩달아 고객 응대에 모처럼 바쁜 모습이었다. 한 매장 직원은 “어제는 코로나19 거의 처음으로 손님이 많았다”면서 “오늘도 평일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일대를 구경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한 직장인은 “직접 보고 구매하려고 백화점에 왔다”면서 “인터넷에서 사는 것에 비해 비싸긴 한데 직접 보고 사려고 왔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오프라인 매장에 찾았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코세페를 소비심리 진작의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코세페와 함께 창립 41주년 프로모션, 네고왕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쓱데이와 와인 창고전, 현대백화점은 창사 49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코세페 흥행은 행사 대상 상품과 온라인으로 쏠리는 듯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우려와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곳곳에 코세페 관련 포스터를 부착해놨음에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코세페가 백화점 세일 행사로 인지하고 있었다.
한 백화점 매장 직원은 “코세페 행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고객들이 많지 않다”면서 “생각보다 할인 폭이 낮아 실망하는 고객들도 많았다. 그래도 고객들이 많이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명품관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이달 들어 버버리와 발렌시아가 가격을 인상하자 샤넬과 루이비통도 가격을 또 올린다는 소문이 늘어 오픈런 현상이 다시금 재현된 것이다. 실제 이날 샤넬은 핸드백을 포함한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2% 인상했다.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제품 가격에 따르면 클래식 라지 핸드백은 1014만원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보이 샤넬 스몰 플립 백은 614만원, 미디엄과 라지 사이즈는 각각 671만원, 697만원이다.
이날 백화점 개점 시간인 10시30분이 되자 샤넬 매장 직원들이 나와 대기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태블릿 PC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차례를 기다리면 된다. 이는 지난 5월 샤넬 가격 인상을 앞두고 수십 명의 인파가 아침마다 오픈런을 빚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체계다.
일부 품목 가격이 인상됐지만 아직 가격 인상이 되지 않은 제품을 미리 구입하려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다. 샤넬은 가격 인상 전에 사두고 추후에 되팔면 수익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0시40분 기준 대기번호는 35번으로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몰린 셈이다.
코세페 무게가 온라인으로 쏠린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과거에 비해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모두 코세페 첫 날 10~20%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에도 매출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올해 오프라인 매출이 일제히 하락세였는데, 코세페로 급감했던 매출이 회복될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장 방역을 철저히 해 최대한 이번 행사에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면서 “전반적인 매출을 이끌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코세페는 역대 최대인 1633개 기업이 참여한다.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소비쿠폰, 소득공제 한도 상향, 유통 판촉 비용 분담 의무 완화 등 정책 지원을 펼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