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익 1365억원 기록···JB금융, 266억원 차이로 맹추격
BNK캐피탈·투자증권, 2분기 대비 실적 감소···비이자이익에서 희비 엇갈려

자료=BNK금융지주/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BNK금융지주/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지방금융그룹 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는 BNK금융그룹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은행권의 업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성장을 이끌어야할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도 정체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타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특히 2위 JB금융그룹이 향후 적극적인 비은행 계열사 M&A를 예고하고 있어 지방금융그룹 간의 선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 반등 실패···부산·경남은행, NIM 동반 하락

30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방 금융그룹들 중 유일하게 3분기에도 실적 반등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BNK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80억원) 대비 23.31% 감소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익도 지난해 동기(5292억원) 대비 15.5% 줄어든 4474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JB금융의 경우 3분기 순익이 지난해 동기(901억원)보다 22% 증가한 1099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누적 순익 역시 317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2942억원) 대비 1.3% 성장세를 기록했다. DGB금융 역시 3분기 순익(912억원)이 지난해(705억원)보다 29.4% 증가했으며 누적 순익도 같은 기간 2721억원에서 2763억원으로 1.5% 늘어났다.

BNK금융의 부진으로 인해 두 그룹과 BNK금융과의 격차도 상당폭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2350억원에 달했던 BNK금융과 JB금융의 순익(누적 기준) 차는 올해 3분기 1493억원으로 900억원 가량 줄어들었으며 BNK금융과 DGB금융의 순익 차도 2571억원에서 1711억원으로 축소됐다. 3분기 자체만 놓고 보면 BNK금융과 JB금융의 차이는 지난해 879억원에서 올해 26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BNK금융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은행업 업황 악화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84%, 1.78%로 나타났다. 0%대 기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2분기보다 각각 0.04%포인트, 0.05%포인트씩 하락했다. 여기에 970억원에 달하는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전입액의 영향으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3분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2577억원, 1481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동기(3559억원) 대비 27.6% 줄어들었으며 경남은행도 지난해(1626억원)보다 8.9% 감소했다.

반면 전북은행의 경우 907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957억원)보다 실적이 5.2%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광주은행도 지난해(1397억원) 보다 1.4% 줄어든 137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2.39%, 2.18%의 NIM을 기록하며 보다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보였다.

◇BNK캐피탈, 3분기 순익 전분기比 25.8%↓···BNK투자증권도 13.4% 감소

BNK금융과 경쟁사의 희비는 비은행 부문에서도 갈렸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은행의 빈자리를 메워야할 비은행 계열사들이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 3분기 BNK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638억원과 361억원의 누적 순익을 올렸다. BNK캐피탈은 지난해(594억원) 대비 7.4% 개선됐으며 BNK투자증권 역시 지난해(191억원)보다 89% 실적이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만 놓고보면 두 계열사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NK캐피탈의 경우 2분기(256억원)에 비해 3분기(190억원) 실적이 25.8% 줄어들었으며 BNK투자증권도 157억원에서 136억원으로 13.4% 줄어들었다. 증권사와 캐피탈사가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는 국내 금융그룹들과는 반대의 행보다.

대표적으로 KB금융그룹의 KB증권은 순익이 2분기 1502억원에서 3분기 2097억원으로 39.6% 증가했으며 신한금융그룹의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104억원에서 1275억원으로 실적이 급증했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도 2분기 276억원에서 3분기 374억원으로 순익이 35.5% 증가했으며 JB우리캐피탈의 실적도 291억원에서 30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정체는 비이자이익의 차이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JB금융의 누적 비이자이익은 811억원으로 지난해(509억원) 대비 59.2% 증가했으며 DGB금융 역시 2553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두며 110.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BNK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율(13.13%)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회성 사안을 제외하고도 (BNK금융의) 3분기 비이자이익이 정체된 것은 비은행 자회사 중 캐피탈과 증권사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 성과를 상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의 증권 자회사들은 대부분 대형사여서 최근 증시 환경 개선으로 인한 수혜가 큰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작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BNK금융을 향한 경쟁사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JB금융의 경우 김기홍 회장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김 회장은 “보통주자본비율을 지난해 상반기에 금융당국 권고치인 9.5%로 맞췄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증권사 인수 여력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수합병을 시도할 여건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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