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상반기 月 5000대 이상 판매하다 하반기 들어 2000대 아래로 ‘뚝’···경쟁모델 판매 선전 영향
노조, 쟁의권 확보하며 파업 예고···한국GM 노조 부분파업 강행하며 파업 가능성 높아져
반전 가능성 아직 남아···노조 내 강성기조 반발심리 커져·XM3 유럽 수출 기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XM3 판매가 급감하며 실적이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내년 XM3 유럽 수출을 앞두고 있지만, 노조와의 임단협 결렬이 파업으로 번질 경우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XM3는 올해 초 출시 이후 월 5000대 이상 판매하며 르노삼성 실적을 견인했으나, 3분기부터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 3월 XM3는 출시 후 한달 만에 5581대를 판매하며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후 4월 6276대, 5월 5008대, 6월 5330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7월부터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7월 XM3 판매는 1909대로 전월대비 64.2% 감소했으며, 8월 1717대, 9월 1729대 등 2000대를 넘기지 못하며 상반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XM3가 부진한 이유는 경쟁 모델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경쟁모델인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는 하반기부터 국내 물량이 안정화되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로 상반기 9545대를 판매하며 월 평균 1590대에 그쳤다. 하지만 3분기 이후 월 평균 1955대 수준까지 올랐다.
또한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 에어 등 경쟁 모델의 신형들이 출시되면서 XM3가 주춤하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부터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바뀌며 감면 혜택이 줄어들어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르노삼성은 내달부터 야간근무를 없애고 재고 조절에 돌입한다. 아울러 11월 2일과 3일에는 공장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내년 XM3 유럽수출을 확정짓긴 했으나 규모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XM3 외 다른 모델의 경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QM6가 올해 3만4000대를 팔며 분전하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SM6 신형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M6는 지난 7월 4년 만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으나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SM6는 출시 이후 월 평균 557대를 판매하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이후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기대했던 내수 판매까지 위축된 상황에서, 노조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6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며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한국GM 노조가 30일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르노삼성 노조도 추후 파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내달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현재 임단협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집행부 선거를 마친 뒤 사측과 재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70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코로나19에 따른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 공감하며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내달 강성기조의 새 집행부가 구성될 경우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XM3 유럽 수출을 앞두고 파업 카드를 꺼내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이 국내 XM3 판매 부진과 노조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변수는 남아있다.
노조 내부에선 강성기조에 피로감을 느낀 노조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실시한 민주노총 가입 투표에서도 조합원 중 40% 가까이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2012년부터 이어진 흑자가 올해 멈추고 적자로 전환될 위기에 놓이면서 조합원들 사이에 위기감이 조성된 것이 민주노총 가입 무산 배경으로 꼽힌다.
또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갈등으로 인해 파업을 실시했지만, 조합원들 참여율이 40%도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을 중단한 바 있다.
아울러 XM3 유럽 수출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흥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르노그룹은 전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QM6 품질에 대해 높게 평가했으며, XM3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소형차에 대한 인기가 높기 때문에 XM3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은 물론 칠레, 일본, 호주 지역으로도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