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상호명은 그대로···신선식품 강화 위해 브랜드명 롯데프레시&델리로 수정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온라인몰도 흡수···롯데온 통해 새벽배송·온라인 시장 확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롯데슈퍼가 BI(Brand Identity)를 롯데프레시에서 롯데프레시&델리로 바꿨다. 기존 별도로 운영되던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온라인몰도 롯데프레시&델리에 포함해 상품 구성도 신선식품·간편식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29일 롯데슈퍼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SSM 롯데슈퍼 상호명은 그대로 롯데슈퍼로 유지하고 브랜드명을 롯데프레시&델리로 지난 25일 교체했다. 이는 지난 7월 롯데프레시로 변경한지 3개월여 만이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코로나19 확산 초반에는 근거리 쇼핑 증가 영향으로 반짝 수혜를 입었다. 다만 쿠팡, 마켓컬리, 현대백화점 투홈 등 신선식품과 생필품 배송 확대 등 경쟁이 심화하면서 다시 침체 국면에 빠져들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0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자료에 따르면 4분기 유통업계 가운데 SSM의 전망이 대형마트 다음으로 낮다.
SSM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롯데슈퍼는 2012년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롯데슈퍼를 가장 먼저 대상에 올렸다. 롯데슈퍼가 첫 타자가 된 이유는 점포수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롯데쇼핑 내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이라는 게 컸다.
부진한 실적에 구조조정까지 겹치가 롯데슈퍼는 본격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슈퍼 전략의 핵심은 데일리 장보기에 있다. “매일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는 것”일 롯데슈퍼가 지향하는 바다. 롯데슈퍼가 근거리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이번 두 번째 리브랜딩에는 무엇보다 정체성 확립에 중점을 뒀다. 롯데프레시&델리로 브랜드명을 바꾼 것은 신선식품, 간편식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신선함의 이미지를 각인해 신선식품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라는 게 롯데슈퍼 측 설명이다.
여기에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도 롯데프레시&델리에 포함했다. 롯데프리미엄 푸드마켓은 질 좋고 가격대가 높은 식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지난 2018년 온·오프라인 투트랙으로 운영하던 것을 온라인 부문은 롯데프레시&델리에 흡수시켰다.
특히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은 지난 2018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방문해 매장 내부 식품 코너와 외식 매장을 점검한 곳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유통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한 만큼, 프리미엄 푸드마켓 방문도 고강도 쇄신 정책의 연장선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배송·온라인 부문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프레시&델리는 롯데온에 흡수돼 있는 만큼 롯데온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슈퍼는 업계 최초 롯데프레시센터에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기존 프레시센터 대비 두 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어 근무 인원 증가 없이도 늘고 있는 온라인 배송의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의왕과 부산 두 곳에서 오토프레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주간 배송이 아닌 새벽 배송을 위한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벽배송 범위를 연내 수도권은 물론 부산 전 권역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롯데슈퍼는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향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온이 도입한 1시간 배송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슈퍼는 프레시&델리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고자 브랜드명을 교체한 것”이라며 “간편하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해 다각도로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에만 롯데슈퍼 20여개 점포를 폐점했다. 롯데슈퍼는 올 하반기 중 58개점을 추가로 문을 닫고 연내 75개점을 폐점 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