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감축,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줄여 실적 개선
몸집 줄이기로 실적 개선했지만 다른 보험영업서는 ‘제자리’
업계선 ‘자진 상폐’ 논란도 일어  

롯데손보 사옥. /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보 사옥. / 사진=롯데손해보험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영업 경쟁력은 업계서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부터 인력 감축과 자동차보험 영업 축소 등 ‘몸집 줄이기’로 실적은 개선하고 있지만 본업에서는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원수보험료·자산운용률 업계 최저 수준

27일 보험업계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는 1조1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국내 10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원수보험료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를 포함한 업계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6.9%를 기록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고객으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로 손보사 성적의 기준이 된다. JKL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2분기만 해도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4%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2.6%를 기록하며 작년 말(3.03%)보다 낮아졌다.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가 감소한 것은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자동차보험을 적극적으로 줄인 결과다.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3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4% 감소했다. 적자 주범으로 평가받은 자동차보험 영업 조직을 축소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런 노력으로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년 만에 35.06%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일반보험이나 장기보험 및 개인연금의 원수보험금은 1년이 지나도 제자리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반보험의 원수보험금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고 장기·개연인금 원수보험금은 0.7% 감소했다. 

롯데손해보험 원수보험료 내역 / 자료=롯데손보 및 손해보험협회

롯데손보의 자산운용률도 업계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롯데손보 자산운용률은 44.9%로 업계 평균(82.68%)의 절반 수준이었다. 자산운용률이 40%대에 그친 손보사는 롯데손보가 유일했다. 롯데손보 다음으로 낮은 자산운용률을 기록한 농협손보도 79.84%를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작년 2분기와 마찬가지로 올해 2분기에도 1021억원 보험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는 지표인 RBC비율도 업계 평균보다 한참 낮았다. 롯데손보의 올해 6월말 기준 RBC비율은 177.0%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손보사 평균인 248.6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당국 권고치보다 낮은 140.8%를 기록한 바 있다. 

◇비용 감축 등으로 실적은 개선···‘자진 상폐’ 논란도 일어  

롯데손보는 지난해 하반기에 새 주인으로 JKL파트너스를 맞은 후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원 감축과 함께 지점 축소를 진행했다.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의 직원은 총 1249명으로 1년 전(1716명)보다 27.2% 줄었다. 점포도 같은 기간 32개 줄었다.

롯데손보의 실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면서 단기간에 개선된 모양새다. 롯데손보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8% 증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의 실적 개선과 관련해 “자동차 및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이 전망된다”며 “비용절감이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롯데손보의 지분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복안으로 자진 상장 폐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시장거래 주식수가 적어 지분 가치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판단, 상장 폐지를 통해 가치 하락 위험 자체를 제거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롯데손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시에 나온대로 (자진 상폐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영업을 축소해 순이익을 높였다는 점에선 “손해율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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