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 퇴사···입사 6개월 만
부친 김승연 회장과 이건희 회장 빈소 찾아···3년 만에 공식석상에
한화그룹 레저 부문 강화···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사업 확대

김동선 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 / 그래픽=시사저널e DB
김동선 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서 퇴사함에 따라 그룹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에선 최근 3세 경영권 승계작업이 한창이다. 김 전 팀장만 자리를 잡으면 승계작업의 마무리 퍼즐도 맞춰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신성장전략팀)은 최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에 사표를 제출했다. 스카이레이크에 입사한지 6개월 만이다. 김 전 팀장은 앞서 올해 3월 승마선수 활동을 은퇴한 뒤 “투자은행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한 달 뒤인 4월 스카이레이크에 과장 직급으로 입사했다.

2006년 설립된 스카이레이크는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회장이 이끌고 있다. 진 회장은 김 회장과 경기고등학교 동창으로 평소 돈독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재계에선 김 전 팀장이 스카이레이크에서 인수합병(M&A), 신기술 투자, 기업가치 제고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경험을 쌓을 것으로 관측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잠재력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직접 경영하거나 대주주로 참여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재계에선 김 전 팀장이 6개월 만에 스카이레이크를 퇴사한 배경을 두고 한화그룹으로 복귀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최근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올해 말 예정된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전무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지난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빈소에 들어설 때부터 나설 때까지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김 전 팀장은 지난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에 김 회장과 함께 나타났다. 이날 김 전 팀장과 김 회장은 손을 꼭 잡고 빈소에 들어섰고, 장례식장을 나설 때도 손을 놓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선 경영복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다른 형제들은 따로 조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팀장은 2017년 불미스러운 일로 사임하기 전까지 한화건설에서 신성장전략팀을 이끌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당시 신성장전략팀은 한화건설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사업 전략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됐다. 하지만 김 팀장이 물러난 이후 신성장전략팀도 해체된 상황이다. 김 전 팀장이 복귀하게 되면 태양광, 그린수소 에너지,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등 한화그룹 전반의 신사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공격적인 사업 확대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화는 이달 새로운 호텔 브랜드 ‘마티에’를 론칭하고 2030년까지 30개 이상의 체인 호텔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프리미엄 빌라 시장에 진출해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조트업계가 긴축경영을 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일각에선 김 전 팀장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둥지를 튼 뒤 투자·개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당 분야는 김 전 팀장이 과거 몸 담았던 건설·유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한화그룹은 일본 최대 휴양지로 불리는 훗카이도 니세코 지역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대규모 고급 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미래 신사업으로 불리는 마리나 선박 사업에 뛰어드는 등 레저 부문에서 신사업 발굴·추진에 박차를 가해 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전 팀장 경영 복귀와 관련해 “그룹에선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복귀 여부는 본인 의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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