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현대글로비스, 세계최초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 인증획득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건설기계, 수소에너지 동력 지게차 공동개발完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수소경제 시대를 맞아 범(凡)현대가 기업들이 힘을 더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달 수소에너지를 동력으로 삼는 ‘수소지게차’ 개발을 완료한 상황에서, 이번엔 세계 최초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 인증을 공동으로 획득했다. 선급 기본인증은 설계 상 적합·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본격적인 선박영업의 토대가 된다.
22일 한국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 등은 한국선급(KR)과 선박등록기관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2만㎥급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서(AIP)를 받았다고 알렸다. 아울러 향후 현대글로비스 등과 실선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 시사했다.
인증을 받은 선박은 대형사이즈로 개발돼 상업적으로 실제 운항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운반선이다. 이중구조의 진공단열식 탱크를 적용해 단열성을 높여 운항 중 발생하는 수소 증발가스(BOG)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기추진 방식을 채택해 향후 수소 증발가스를 연료전지의 연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대량의 수소를 선박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부피를 1/800으로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액화 공정이 필수적이다. 수소는 영하 163도에서 액화하는 LNG보다 더 낮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화하기 때문에, 액화수소운반선은 이를 보존하는 첨단 극저온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은 액화수소 화물 처리시스템과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 증발가스 처리시스템을 개발하고, 현대미포조선은 선박 기본설계를 진행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지마린서비스는 액화수소의 저장 및 운송 과정에서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분석했다. 글로벌 수소시장은 2050년 2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해운업체가 협력해 미래 수소경제 시대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대용량 수소 운송 시장을 적극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수소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간 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그룹은 올 2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건설기계 공동개발을 합의했다. 이후 7개월 만인 지난달,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건설기계 등은 공동으로 수소를 동력으로 삼는 수소지게차 개발을 완료했다. 성능평가를 위한 실증사업도 공동으로 나설 예정이다.
해당 수소지게차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됐으며 현대모비스는 수소지게차에 최적화된 '연료전지 파워팩'을 독자 개발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중장비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지게차 전용 차체를 설계 및 제작했다. 또한 추후 수소지게차의 성능검사·품질검수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동차 외에도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들이 많다”면서 “수소 대중화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규사업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