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 등 은행주 꾸준히 상승···시중금리 상승에 이익증가 전망
대출규제·국채발행 등이 금리상승 요인···연말 고배당도 투자매력↑
저성장시대 금리상승 제한적이라 은행주 장기투자 위험성 지적도

KRX은행지수 /제공=한국거래소
KRX은행지수 /제공=한국거래소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시중금리가 바닥을 다졌다는 시선이 확산되면서 은행주가 꿈틀대고 있다. 통상 은행주는 금리인상 시기에는 상승하고 금리인하 시기에는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은행은 금리가 인상되면 이익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도 받고 있다. 은행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주가 급등락이 존재하기에 장기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맥없던 은행주, 금리인상 기대에 ‘꿈틀’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은행지수는 전날보다 0.28% 상승한 556.79로 장을 마감하며 9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RX은행지수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8개 은행주로 만든 지수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됐다. KRX은행지수는 지난달 24일 513.21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KRX은행지수 상승세는 최근 시중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데 대출은 금리인상을 전부 반영하지만 예금은 전체의 30~40%가량이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저비용 예금’이기에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지난달 0.88%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픽스가 상승한 것은 10개월만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정부 정책기조를 고려해 볼 때 주택시장의 급락을 차단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유도하기에 은행의 순이자마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시중에서 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규모를 늘릴수록 시장에서는 물량부담이 늘어나기에 결국 정부는 발행하는 국고채금리를 높이게 된다. 국고채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0.84%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기준 0.907%까지 상승한 상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 우려도 해소되지 못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금리상승을 제약하고 있지만 상승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5년간 KB금융지주 주가 / 네이버증권
최근 5년간 KB금융지주 주가 / 네이버증권

◇ 은행주 투자, ‘고배당’ 장점 vs 장기투자 ‘위험’

연말 배당도 은행주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은행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해당한다. 올해 3월 주주총회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평균 26.19%에 이른다. 연간 당기순이익의 26.19%를 주주들에게 배당해준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도 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 배당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KB금융지주는 주당 2210원, 신한금융지주는 1850원, 하나금융지주는 2100원, 우리금융지주는 700원의 배당을 의결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배당금이 같다면 이날 종가 기준 KB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은 5.42%, 신한금융지주는 6.38%, 하나금융지주는 6.90%, 우리금융지주는 8.17%에 이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은 올해 3분기에도 2분기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은 배당수익률 달성이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적어도 연말까지 은행업종은 시장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투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주 배당에서 얻는 이익보다 은행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상승기가 끝나고 다시 금리하락기로 접어들면 은행주 주가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7년을 전후해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금리가 상승하자 은행주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경기 부진으로 시중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되자 은행주는 빠르게 추락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상승세이긴 하지만 저성장 시대를 맞아 장기적으로 금리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며 ”배당수익을 고려하더라도 은행주 장기투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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