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난 주말 귀국해 한·일 ‘셔틀 경영’ 본격화
이르면 11월초 정기인사 진행···롯데쇼핑 구조조정·롯데온 방향 재정립에 무게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두 달여만에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본격 국내 경영 챙기기에 나섰다. 신 회장은 앞으로 한·일 양국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내년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앞당겨 온·오프라인에 중점을 둔 정기인사를 발표한 만큼 롯데그룹도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주말 일본에서 돌아와 현업에 복귀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8월13일 일본으로 출국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주력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업무보고 일정을 통보했으며, 11월 첫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경영진과 만나 산적한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진행될 주간 업무보고도 직접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약 두 달간 일본 현지에 머물며 일본 롯데 사업을 챙겼다. 또 지난 11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 사업과 관련 다양한 논의를 했다. 이에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 경영이 본격 시작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신 회장을 복귀로 롯데 내부 안팎에선 롯데그룹의 정기인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통상 연말인사는 1월1일자로 12월말쯤 진행되지만, 올해는 약 한 달 정도 이른 11월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사에 앞서 임원 평가서도 올해는 추석 연휴 이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인사 시기가 앞당져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 회장이 지난 8월 그룹 컨트롤타워를 교체했다면 이번에는 유통, 화학, 호텔, 식품BU장과 각 계열사 임원 조정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지주 측은 신 회장이 현업 보고를 받고 있는 단계이며 아직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잡힌 것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롯데그룹은 전날 저녁 롯데쇼핑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동아ST경영기획실장을 선임하며 정기인사를 예고했다. 롯데쇼핑 총괄 임원에 외부 출신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쇼핑 HQ는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올 초 업무 효율화를 위해 신설댔다. 정 상무는 롯데쇼핑 전반의 사업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신사업 추진 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상무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직접 데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 대표는 HQ 직원들에게 “HQ 주요 업무는 쇼핑 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e커머스 방향성 재정립 등이 있다”면서 “우리가 이 일을 하는데 좀 더 전문적이고 새로운 발상이 요구된다고 본다”고 정 본부장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정 본부장에게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롯데온 사업 확대를 통한 롯데쇼핑 정상화가 과제로 남겨졌다.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나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큰 타격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부터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정도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5월 국내 벡화점 5개, 마트 15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점 등 총 120개점을 연내 폐점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인력 구축도 롯데쇼핑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롯데온의 방향성 재정립도 필요하다. 출범 6개월을 맞는 롯데온은 아직 계열사간 통합을 진행하고 있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쿠팡이 억단위의 품목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롯데온은 1만개 수준에 불과하는데도 데이터 통합과 운영이 원만치 못해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도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연내 오픈마켓으로 전환해 자연스레 롯데온과의 경쟁구도가 잡힌 만큼 롯데온의 안정적인 사업 안착이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정기 인사로 롯데그룹의 부담도 클 것”이라면서 “롯데그룹도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한 달가량 앞당길 것으로 보이며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