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수익성 악화에 향후 3년간 영화관 30% 수준 감축···CJ푸드빌도 투썸 이어 뚜레쥬르 매각 추진中
그룹 내 외식, 영화관 등 대면 서비스 비중 점차 줄어들 듯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3개 사업 중심 재편 가속화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지난해부터 수익성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는 CJ그룹이 코로나19로 악재를 만난 비주력 사업에 대해 과감한 정리에 나서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3개 사업 분야에서의 1위 달성을 공언한 '월드베스트 2030’을 위한 결단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룹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만큼 외식, 영화관 등 대면 사업 비중을 장기적으로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CJ CGV에 대한 조치다. CJ CGV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일부 영화관 폐점을 결정했다. CGV는 향후 3년간 전국 직영점 119개 중 35~40개를 줄이기로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더 큰 출혈을 막기 위한 몸집 줄이기인 것이다. 아울러 운영이 어려운 지점을 대상으로 임대인들과 임차료 감면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막대한 지점의 경우 영업 중단과 폐점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CJ푸드빌도 CJ CGV와 마찬가지로 최근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 데 이어, 현재는 국내 2위 베이커리 업체인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연이어 회사의 알짜 사업들을 매물로 내놓는 바람에 그룹 차원에서 CJ푸드빌을 통째로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통매각설도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최근 CJ푸드빌은 간편식을 생산했던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팔았고, 비비고 상표권 지분도 CJ제일제당에 넘긴 바 있다.
두 회사는 그동안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온 계열사들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등 감염병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CJ그룹은 양사의 매각을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양사 모두 몸집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각에 대한 업계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 CJ그룹이 장기적으로 대면 서비스 사업을 차츰 줄여나가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언제 다시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리스크가 큰 외식, 영화관 등 대면 사업을 할 유인이 없다”면서 “비대면 사업인 식품업이나 감염병이 호재인 물류업 중심으로 판이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인 유휴자산 매각과 자본 확충으로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단행하고 있어 재무리스크가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뚜레쥬르 등 알짜 브랜드 외에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재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CJ CGV 등 부진한 계열사에 대해 전격적으로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J그룹의 주력 사업 위주의 새판짜기는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2018년에는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했다. 현재 CJ대한통운의 자회사인 CJ로킨 매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올해 강서구 가양동 부지도 매각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그룹 총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76.4%에서 올해 2분기 기준 171.4%로 줄어들었다.
현재 CJ그룹은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 ENM(미디어) 등 3대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 3개 계열사 간 주식 맞교환(스와프)을 통한 사업 제휴 역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와 쇼핑의 중심 플랫폼인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미디어와 물류 사업 모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CJ CGV나 CJ푸드빌의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 CGV는 자구안 시행하면서 생존을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업 구조 재편이라기보다도 3개 계열사(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 ENM)에 중심축을 두고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