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거래일 연속 上에 16일 결국 거래정지···일본 미네베아가 최대주주
2017년 자진상장폐지 시도했지만 실패···유통주식 물량 6%대로 급감
자진상장폐지 재추진 가능성···시세조종 세력에 취약해 '투자유의' 지적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닥 상장사 모아텍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일주일 만에 3배가 됐다. 모아텍은 최근 별다른 뉴스가 없었고 실적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가 급등 배경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모아텍의 상한가 행진은 유통주식 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종종 일어나는 '품절주' 현상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모아텍 최대주주가 자진상장폐지를 다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신호를 감지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아텍 주가는 이번주 1만82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지난주 8190원에서 122.2%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지난달 5000원 전후였던 모아텍 주가는 9월28일부터 10월15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모아텍 주가는 8일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13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주가급등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모아텍은 14일 “현저한 시황변동 관련 중요공시가 없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는 14일 모아텍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고 15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자 16일 하루동안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모아텍은 연세대 전기공학과 출신인 임종관 전 대표가 1985년 설립한 한국권선기술이 전신으로 소형정밀모터인 '스테핑모터'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스테핑모터란 한 번에 360° 회전하는 일반모터와 달리 한 단계씩 일정각도만 회전하는 모터로 CD롬, DVD롬, 프린터, 복사기, 자동차, 소형 전자기기 부품으로 쓰인다.

모아텍은 1997년 10월13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급성장하며 전세계 스테핑모터 시장 점유율 1위도 차지했고 2011년 당시 매출이 1700억원대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5월 일본 모터·베어링 기계가공업체인 미네베아에 인수됐고 이후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3월 결산법인인 모아텍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매출 275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4~6월)에는 매출 45억7686원, 영업손실 9억3302만원으로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 신용등급 역시 올해 7월 BBB에서 BBB-로 한단계 강등됐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전체 발행주식 1433만1185주 가운데 모아텍 최대주주인 미네베아는 728만7238주(50.85%)를 가지고 있다. 자사주는 512만6656주(35.77%)다. 소액주주는 1719명으로 105만4969주(11.46%)를 가지고 있다.

모아텍 자사주 비중이 높은 이유는 2016년 12월부터 자진상장폐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자진상장폐지를 하려면 전체 주식의 95%를 모아야 한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과 공개주식매수에도 최대주주 보유주식과 자사주를 합쳐 총 86.62%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그쳤고, 모아텍은 2018년 3월 자진상장폐지 철회를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2월 김영욱외4인은 모아텍 주식 80만2996주(5.6%)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김영욱외4인은 지난달 16일에도 공시를 통해 14만9452주(1.04%)를 추가 매수해 보유주식 총합이 95만2448주(6.64%)라고 밝혔다.

미네베아 보유주식(728만7238주)과 자사주(512만6656주), 김영욱외4인의 보유주식(95만2448주)를 모두 더하면 전체 발행주식(1433만1185주)의 93.27%인 1336만6342주다. 남아있는 유통물량은 최대 96만4843주(6.73%)에 그친다. 모아텍은 말그대로 ‘품절주’가 됐다.

모아텍은 적자기업이지만 아직 재무적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742억원이고 부채는 47억원에 불과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192억원, 기타금융상품으로 279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모아텍이 다시 자진상장폐지를 추진해 성공한다면 미네베아는 법인청산이나 유상감자, 고배당 등을 통해 모아텍의 자산을 현금화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자진상장폐지 추진시 자사주를 전체 집계에서 제외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미네베아가 모아텍을 자진상장폐지 하려면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자사주를 제외한 920만4529주의 95%인 874만4302주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미네베아로서는 145만7064주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김영욱외4인이 미네베아와 뜻을 같이 한다면 이미 823만9686주를 확보한 셈이기에 한층 수월해진다. 미네베아 측은 50만4616주만 추가로 매수하면 자진상장폐지 요건을 채울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주식 물량이 적은 종목은 특정 세력의 시세조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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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부터 11위 펄어비스까지 순위변화가 없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지난주 9만700원에서 이번주 8만7800원으로 하락했고 씨젠 주가는 29만7000원에서 28만3900원으로 떨어졌다. 에이치엘비, 알테오젠, 셀트리온제약,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메드팩토는 하락장 속에서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메드팩토 주가는 지난주 11만200원에서 이번주 12만700원으로 9.5% 상승했다. 개발 중인 항암신약 '백토서팁'과 다른 면역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암예방 및 치료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는 소식이 13일 발표되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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