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백화점 5개·마트 15개·수퍼 60개·롭스 30개 구조조정 예고
구조조정 점포 인력 재배치한다지만···연이은 폐점에 감축 불가피

롯데마트 이천점 전경. /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이천점 전경. / 사진=롯데쇼핑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창사 이래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롯데쇼핑의 계획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진한 점포는 폐점시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은 개선하려는 게 궁긍적인 목표다. 다만 구조조정을 인한 인력조정은 불가피해 롯데의 목표였던 ‘2023년까지 7만명’ 신규 고용 달성 여부는 일단 불투명해졌다.

롯데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부터 타격을 받은 롯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부진, 이커머스 공세까지 맞물려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2월 백화점, 수퍼, 마트 등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 수준인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3년 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 5개, 마트 15개, 수퍼 60개, 롭스 30개 등 110개 점포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잇는 인력 감축에 있다. 롯데쇼핑은 점포를 줄이는 것일 뿐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문을 닫은 롯데마트 3개 점포(양주·천안아산·신영통점) 점포의 인력은 인근 40㎞ 이내 점포로 재배치한다는 게 롯데쇼핑 측 설명이다.

다만 연내 15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마트는 점포별로 작은 점포는 100여명, 큰 곳은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즉 폐점을 앞둔 15개 매장에는 약 3000~400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모두 재배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3년까지 롯데그룹 7만명 신규 고용이라는 대규모 채용 계획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유통 부문의 이커머스 분야에서 많은 채용을 예고하며 미래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오히려 직원 수는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롯데쇼핑 직원 수는 총 2만4228명으로 지난해 말(2만5298명)보다 1070명 줄었다. 감원율은 4.23%다. 사업부별로 보면 백화점 135명, 마트 228명, 수퍼·롭스·e커머스 사업부가 포함된 기타 사업부문은 707명이나 줄었다.

이같은 롯데의 인력 감축은 실적 부진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올 상반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24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소비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매장 일자리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매장 줄이기는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일각에선 구조조정이 계획되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직원을 재배치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이 예정대로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게 되면 일자리 1만개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경영 방향으로 내세운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으로 인한 무인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또 구조조정된 마트나 수퍼 일부를 도심형 물류센터 이른바 다크스토어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롯데 계획대로 인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으로 점포가 폐점하면 인력은 인근 40㎞이내 점포로 재배치된다. 직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의정부, 주엽점, 건담점 등 롯데마트 폐점설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올해 롯데마트 15개가 구조조정 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로서 추가 폐점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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