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모터스, 내년 푸조 글로벌 CI 변경 앞두고 딜러사에 전시장 인테리어 개편 요구···업계 “1억원 비용 부담해야”
푸조 “수원 전시장, 수년간 CI 준수 요구 무시···소비자 불만 커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푸조 공식수입원 한불모터스가 수원 지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운영을 조만간 중단한다. 수원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딜러사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번 수원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철수 원인으로 한불모터스가 CI(기업이미지)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딜러사에 과도한 비용을 떠넘긴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푸조는 오는 11월 수원전시장 문을 닫는다. 수원 서비스센터는 내년 2월 철수할 계획이다.
수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프렌치오토모빌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재 수원 전시장은 직원 한명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푸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17곳이다. 이번에 수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까지 철수하면 16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수원 지점이 문을 닫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한불모터스와 딜러사간 마찰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푸조가 글로벌 차원에서 CI를 변경하는데, 이와 관련해 한불모터스에서 전시장 내부 인테리어 등을 새로 꾸미라고 지시했으며, 이 비용이 1억원 이상 든다는 것이다.
딜러사 입장에서는 최근 판매 부진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테리어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판매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추가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딜러사와 한불모터스간 마찰이 있었으며 결국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철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렌치오토모빌에서 내년 푸조 CI 개편에 맞춰 전시장 인테리어를 바꾸겠다고 했으나, 한불모터스는 당장 올해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프렌치오토모빌 입장에서는 2년 연속 인테리어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가중됐으며, 협의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결국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수원 전시장의 경우 시설이 노후해 소비자 불만이 컸다. 해당 지점에 푸조의 CI기준을 준수할 것을 수년째 요구했으나 해당 지점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2016년에도 노후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의 CI개선을 위해 서로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가장 최근인 7월 14일에도 양사간 합의했지만 이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원전시장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작년 1분기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푸조 판매량은 2015년 고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올해 1~9월 판매는 1867대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푸조는 올해 2008 디젤모델과 전기차, e-208 등을 출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올해 2008는 지난 7월 47대, 8월 63대, 9월 37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모델인 e-2008은 8월 1대, 9월 43대를 기록했으며, e-208은 8월 42대 9월 34대에 그쳤다.
아울러 푸조는 지난 6월과 9월에 강원 원주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문을 닫았다. 이에 강원도 지역 푸조 고객들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달 원주 서비스센터가 철수한 이후 그나마 가까웠던 수원 서비스센터까지 문을 닫게 돼 자동차 정비를 위해 2시간 이상 이동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타 서비스센터 업체를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