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만의 영업재개에 노래방 업주 화색
거리두기 1단계로 인한 방역 우려 목소리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된 첫날인 12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노래연습장은 모든 방이 손님으로 가득찼다. / 사진=변소인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된 첫날인 12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노래연습장은 모든 방이 손님으로 가득찼다. / 사진=변소인 기자

“아이고, 죄송합니다. 12시 땡 하자마자 손님들이 와서 12시 15분에 모든 방이 다 찼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된 첫날인 12일 오전 12시에 벌어진 노래방 풍경이다. 빈방이 없자 결국 손님들은 대기를 해야 했다. 다른 노래방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문을 연 노래방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8월 18일 집합금지 명령이후 연이어 약 2달 간 영업을 하지 못했다. 오랜만의 영업에 영업주들도 들뜨면서도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한 영업주는 “정말 힘들게 지냈다”며 “두 달 만에 영업을 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손님들의 표정은 밝았다. 노래방을 찾은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노래방 꿈도 못 꿨는데 몇 달간 영업을 안했던 노래방이 다시 문을 열 때 첫 손님으로 가면 코로나19 전염 위험이 없을 것 같아서 왔다”며 “오늘 이후로는 또 노래방을 한동안 찾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B씨는 “노래가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오늘은 앞서 이용한 손님이 없어서 걱정이 안 되지만 앞으로 또 노래방에서 감염 사례가 나올 것만 같다”며 “노래방 영업은 하되 방역을 철저히해서 자주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12일부터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그동안 영업이 금지됐던 고위험시설의 영업도 재개됐다. 영업 재개 대상 시설은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0종이다.

다만 고위험시설 가운데 클럽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5종에 대해서는 시설 허가·신고면적 4㎡(1.21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수칙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강화된 수칙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5종 시설은 사교나 파티 등을 목적으로 즐기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타인과 대화를 나누고 춤을 추는 등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이용 인원을 제한한다고 해서 방역에 크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이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98명으로 늘면서 또 다시 100명대로 올라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서 생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영업 재개가 불가피해진 측면도 있어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앞서 제시한 1단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1단계로 돌아간 것을 두고 원칙에 위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6월 제시한 ‘방역수칙 단계별 전환 참고지표’에서는 거리두기 1단계 기준이 ▲일일 확진자 50명 미만(지역발생 확진자 중심)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5% 미만 ▲방역망내 관리 비율 상승 또는 80% 이상이라고 명시돼있다. 지난달 27일부터 11일까지 최근 2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는 59.4명으로 50명을 넘었기에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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