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재규어랜드로버 판매 전년比 48%↓···서비스센터 29곳→25곳
잦은 품질 결함에 대기기간 늘어지며 소비자 불만 속출···“6개월 기다려도 감감무소식”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최근 잦은 결함 문제가 발생하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판매 감소에 따라 서비스센터를 줄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몇 년간 차량 결함 문제가 잦아지면서 최근 판매가 부진했는데, 올해에는 서비스센터마저 줄여 다시 판매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 판매는 지난 2011년 이후 2018년까지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9년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올해 1~9월 판매는 3859대로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가 급감한 일본차를 제외하면 수입차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판매가 호황을 이룬 점까지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올해 1~9월 수입차 판매는 19만17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성장했다.

재규어랜드로버 판매가 줄어든 것은 차량 결함 문제가 크다. 특히 랜드로버 차량의 경우 물이 새는 문제가 자주 발견되면서 고객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디스커버리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도 누수 문제에 대한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물이 새는 것은 물론 엔진결함, 시동 꺼짐현상, 전자장비 오류 등 다양한 결함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리콜대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재규어랜드로버 리콜은 1만1924대였으나 2018년 2만1469대, 2019년 4만1854대로 늘어났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재규어랜드로버 누적 리콜대수는 10만1533대로 총 등록대수인 8만8995대보다 15%가량 많다. 즉, 동일 차종에서 여러 건의 리콜을 실시했다는 의미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서비스센터를 늘려야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는 오히려 숫자를 줄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센터는 29곳이었으나, 올해에는 25곳으로 줄였다. 회사는 지난해 초 연내 서비스센터를 37곳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판매 부진에 따라 계획대로 서비스센터를 늘리지 못했으며, 올해에는 그마저 감소했다.

서비스센터 감소로 인해 수리 대기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한 레인지로버 차주는 “지난 3월 전자장비 오류 문제로 수리를 맡겼으나 신청이 밀려있다고 여태까지 수리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인 중 한명은 10개월이 넘도록 엔진교체 리콜을 대기중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백정현 대표 사임 이후 외국인 CEO가 빈 자리를 채우게 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백 대표가 지난 8월 사임한 후 로빈 콜겐 아시아 태평양 판매법인 대표가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CEO의 경우 한국에서의 실적을 바탕으로 본사 내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비스 품질 관리보다는 판매량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른수건 짜기가 성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 대표 사임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선 판매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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