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운 DB생명·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등 최장수 사장 교체 돼
순이익 하락 등 실적 악화 영향 커
내년 3월까지 16명 임기 만료 앞 둬

보험사들이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을 맞아 실적 개선이 어려워지자 최장수 CEO를 교체하며 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보험업계의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교체되고 있다. 은행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CEO 연임에 무게를 싣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보험업계는 장기간 저금리·저성장 국면을 맞은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악화 등 혼란이 커져 CEO 교체 카드를 내놓고 쇄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DB·라이나·푸르덴셜생명 최장수 CEO 교체 돼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보험사 3곳의 CEO가 교체되거나 퇴임을 예고한 상황이다. 

최근엔 DB생명보험의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달 1일 DB그룹은 김영만 DB손해보험 부사장을 DB생명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태운 전 DB생명 사장이 2014년에 대표로 취임해 6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지만 연임에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는 최근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2010년부터 라이나생명을 이끌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 12월31일자로 라이나생명 대표직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홍 사장이 퇴임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다. 특히 지난 8월 겸직하고 있던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 자리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게 넘기면서 라이나생명 사장 자리도 바뀌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왔다. 

두 장수 CEO 외에도 푸르덴셜생명의 커티스 장 대표가 지난달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보험사 최장수 CEO가 교체되거나 사임을 결정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실적 하락이 꼽힌다. DB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5.4% 감소했다. 올해 2분기에도 1년 전보다 67.6% 급감한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장수 CEO 교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나생명의 순익도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은 3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6% 줄었고, 올 상반기에도 17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752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 앞둔 CEO 15명···‘누가 바뀌나’

실적 악화가 CEO 연임 실패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라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CEO들의 연임 희비도 실적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보험사 대표 1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12월에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등 5개 보험사 수장의 임기가 끝난다. 

양종희 KB손보 대표의 경우 실적과 상관없이 지난해 KB금융의 계열사 CEO 임기인 ‘2+1’년 관례를 깨고 연임된 바 있어 이번엔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신한금융이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첫 수장에 새로운 인물이 오거나 기존 CEO가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3.8% 증가하며 CEO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내년 3월에는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대형사를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흥국화재, AXA손보, DB손보, 코리안리 등 10개 보험사 CEO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저금리에다 저성장으로 최근 3~4년 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CEO를 교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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