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김용환·윤대희 등 경제관료 출신 물망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왼쪽)과 김용환 전 NH금융지주 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뉴스1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왼쪽)과 김용환 전 NH금융지주 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뉴스1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오는 11월 말로 다가온 가운데 후임 인선 하마평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입김이 거세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관료 출신 인물이 은행연합회 후임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30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직전 회장과 현 회장이 민간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관료 출신이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연합회장은 22개 은행이 참가하는 회원총회에서 추대해 결정한다. 후보자가 다수일 경우 이사회 구성원인 행장들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추린 뒤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자를 뽑아 총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은행들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주로 후보에 거론된다.

당초 김태영 회장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었으나 이달 초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른 인물로 가능성이 옮겨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SGI서울보증 사장과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금융위원장에서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세 명의 인선 중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주도해 라임·옵티머스 등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불리한 인선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내며 공직에 몸담은 바 있다.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장 취임에 이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며 은행 분야에서도 CEO로서 이력을 쌓았다. 그러나 굵직한 이력이 모두 모두 박근혜 정부 시기라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과 이견 조율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역시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등 경제기획부서에서 30여 년 동안 근무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운동 당시 경제정책 자문단으로 참여하는 등 현 정부와 정치적으로 가깝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은행권은 정부와 접점이 있는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을 향한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입김이 어느 때보다도 거세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관료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에 오르면 은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의 이견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대 연속 민간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을 맡은 만큼 이번 인선은 관료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 및 사모펀드 사태 책임론 등으로 은행 영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관료 출신이 온다면 당국과 은행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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