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이후 아파트 지을 기회 줄고 수익 안정성 낮아진 영향
LH, 추석 이후 이달에만 9필지 공급 예정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건설사들이 공공택지 내 아파트 용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됨으로 정비사업이 위축되고 이는 곧 일감 부족을 초래한 영향이다. 아파트를 지을 땅을 공급받아 직접 짓는 방법을 택해야 하는 만큼, 택지 공급을 둘러싼 건설업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추석 이후 이달에만 공급 예정인 공공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는 9필지다. 2기신도시이자 서울 접근성이 용이해 분양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은 경기 화성 동탄2지구, 파주 운정3지구 등 수도권 물량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두 신도시는 입주 초기와 달리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이 다수 갖춰지면서 자족기능이 가능하다.

먼저 오는 5일에는 화성동탄2(6필지, 30만528㎡)와 파주운정3(2필지, 9만7727㎡)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설계공모 응모신청을 받는다. 설계공모는 우수한 공동주택 설계를 제시하는 민간건설업체에 공동주택용지 우선 공급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동탄2의 경우 3∼5개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파주운정3은 단독이나 3개 이하의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응모할 수 있다. 단 설계공모 당선업체가 공급받은 택지에서 부실시공 등으로 제재처분을 받으면 앞으로 1년 동안 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에 참가할 수 없다.

이어 울산다운2 B2블록(1446가구), 오산세교2 M1블록(903가구), 오산세교2 A13블록(1159가구), 영종하늘도시 A25블록(1260가구) 등에서 나오는 물량도 대기 중이다.

LH가 공급하는 공동택지용지 경쟁률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을 밝히면서 수백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실제 지난 5월 분양한 인천 검단 AB19블록이 290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의왕고천 B2블록(276대 1) ▲인천 검단 AB20-1(268대 1) ▲양주 회천 A12블록(260대 1)▲충남 아산 탕정 A-12(251대 1) ▲경기 양주 옥정(212대 1) 등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넘은 토지도 수두룩하다. ▲화성 동탄2지구 A59블록(182대 1) ▲파주 운정3지구 85㎡ 초과 용지는 164개사가 경쟁을 했다.

당초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해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기 신도시나 그 외 전국의 택지가 외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모두 완판된 것이다. 심지어는 수년간 분양공고를 내도 팔리지 않는 골칫덩어리 악성 미분양 택지도 LH의 주택공급실적 제한 완화 및 택지비 5년 무이자 공급 등의 유인책으로 뜨거운 경쟁률 속에 완판됐을 정도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택지 매입에 나선 이유는 아파트 지을 땅이 부족해졌을 뿐만 아니라 사업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물량이 대폭 줄은 데다 3기신도시 조성 전까지 나올 수 있는 공공택지가 예년에 비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 리스크가 커진 민간택지와 달리, 공공택지는 똑같이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땅값(용지 매입가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수익성 예측이 가능하다”며 “일반 개발사업보다 사업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확보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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