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免, 10월5일부터 제주점 일부 매장 오픈···고객 편의와 입점 업체 요청 영향
“면세점 4월부터 회복 흐름이지만 완전한 업황 회복은 아냐”···대기업 신규 진출도 ‘고심’

지난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도착장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도착장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6월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갔던 제주 면세점들이 내달 5일부터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재개한다. 여름휴가부터 추석 연휴까지 제주도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운데 롯데·신라면세점이 제주 시내점을 재오픈하면서 다시금 재기를 모색하는 것이다.

29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고객 편의와 입점 업체의 요청으로 내달 5일부터 제주 시내점 일부 화장품 매장에 한해 영업을 재개한다. 롯데·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코로나19에 따른 손님 감소로 지난 6월부터 무기한 휴점에 들어간 바 있다.

나란히 제주점 휴점에 들어갔던 롯데·신라면세점은 이번 재오픈으로 이어질 매출 영향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모두 올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이례적으로 이번 추석 당일 일제히 휴점에 나서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제주도 관광협회는 2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롯데·신라면세점은 제주 시내점 일부 매장 재오픈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는 통계로도 드러났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이날 공개한 국내 면세점 8월 매출액은 총 1조4441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15.4% 증가했다. 2조원대의 전년 매출에는 못 미치지만 1조4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9800억원대로 주저 앉았던 국내 면세점 총 매출액은 5월 1조원대, 6월 1조1130억원, 7월 1조2021억원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내수가 살아나 한국에서 면세품을 가져다 중국 본토에서 판매하는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해석했다. 또 국제선 항공편 이용객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고, 특히 내국인 매출 오름세는 제주 여행 증가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면세점 매출이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면세점 업황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업계 시선도 많다. 2조원대에 달했던 지난해 면세점 총 매출액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언제 수요가 회복될지도 미지수여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업황 회복은 코로나 종식 이후 가능할 것”이라며 “내국인 제주도 관광으로 매출이 늘고는 있지만 완전한 회복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둘러싼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면세품 소비가 본격화하려면 해외여행 심리가 되돌아와야 하고, 제주점 역시 예년 수준의 매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 시내점 진출에 논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고,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하겠다는 이유로 제주 시내점 특허를 허용한 바 있다. 올해 12월쯤 최종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다만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신규 면세점 위치가 한라산 이남으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라산 이남은 제주국제공항과 거리가 멀어 중국 보따리상 유치가 어렵다. 이로써 제주 시내면세점 특허에 공을 들였던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입장에 놓였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중하게 공고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제주 공고를)검토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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