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연휴 국내선 항공 예약률 60% 밑돌아···작년 추석 90% 넘어
업계 “반짝 특수 기대했으나 실망 커”···여행객에 대한 여론 악화되며 재침체 우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국내선 예약률이 작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로 국제선을 운항할 수 없는 가운데, 기대했던 국내선 마저 줄어들자 항공업계는 암담한 심정이다.
특히 추석 연휴는 설 연휴, 여름휴가에서 이어지는 항공업계 성수기 중 마지막 기간이라 향후 실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국내선 예약률은 평균 60% 수준으로 작년 90%에 비하면 30% 가까이 떨어졌다. 제주 노선이 아닌 비 인기 노선의 경우 50% 아래인 곳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통 추석 기간에는 일본, 동남아, 유럽 등 해외 노선 예약률이 90% 이상을 기록하며 평소보다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는데 올해 추석에는 해외 여행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작년에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객이 줄었으며, 올해에는 해외여행객 자체가 없는데다 국내선마저 예상보다 부진해 반짝 특수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추석기간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권 특가 판매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앞서 9월 말까지 출발하는 항공권을 대상으로 1만원 상당에 국내선을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티웨이항공은 가을 특가 이벤트를 통해 9000원부터 시작하는 김포~제주 항공권을 판매했다. 에어부산은 역귀성·역귀경 항공편 대상으로 최대 93%까지 할인된 운임을 제공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선 비중을 늘리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했다. 화물을 늘렸던 대형 항공사와 달리 LCC의 경우 국내선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8월 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국내선 여객이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9월 1일~28일 기준 국내선 이용객은 326만명으로 전년(473만명)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여행객들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국내선의 경우 예약없이 출발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부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어 예약률이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코로나19가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제주도에 30만명이 몰린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여행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며 “작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 주위 눈치를 보느라 일본 여행이 급감했던 것처럼 당분간 국내 여행도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