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미달 사업장 증가
전매제한 강화·취득세 및 보유세 증가 부담에 투자수요 걷히고 매수수요도 줄어든 영향

서울 인접지역임에도 불구 6·17 대책 규제지역에서 빗겨난 김포한강신도시 모습.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로 묶인 반면 김포는 비규제지역이어서 풍선효과로 집값이 단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인접지역임에도 불구 6·17 대책 규제지역에서 빗겨난 김포한강신도시 모습.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로 묶인 반면 김포는 비규제지역이어서 풍선효과로 집값이 단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집값이 좀처럼 하락세를 안보이고 있지만 경기권 청약시장만 두고 봤을 땐 뜨거웠던 분위기가 한층 식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청약 미달이 다수 발생했다. 한화건설이 지난 22일 분양한 경기도 양평서 분양한 포레나 양평은 414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262에 그치며 평균 경쟁률은 0.6대 1을 기록했다. 주택형 7개 중 84㎡를 제외한 6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된 것이다.

가평에서 분양한 센트럴파크 더 스카이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167가구 모집에 50명 만이 청약통장을 사용하며 평균 경쟁률 0.3대 1에 그쳤다. 1, 2순위 청약을 모두 받았지만 분양가구의 70%가 미분양으로 남게 된 것이다. 대방건설이 분양한 양주옥정신도시 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도 1042가구 대규모 단지 모집에 354명이 청약해 평균 0.3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결국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GS건설의 의정부역 스카이자이는 그나마 미달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비해 거품이 꺼진 분위기를 보였다. 233가구 모집에 705명이 접수해 평균 3.0대 1을 기록했다. GS건설이 지난 2018년 11월 분양한 탑석센트럴자이는 이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인 평균 41.7대 1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경쟁률이 매우 낮다.

이처럼 수도권 청약시장 분위기가 올 상반기 대비 침체된 까닭은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시기를 늦추고 있어서다. 정부가 3기 신도시 가운데 사전청약을 통한 공급확대를 발표함에 따라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3기신도시 청약에 관심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세제개편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줬다. 정부는 7·10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을 3.2%에서 6.0%로 대폭 인상했다. 취득세율도 2주택은 8%, 3주택 이상과 법인은 12%로 높였다. 1주택자의 경우 집을 살 때 최고 3% 취득세율이 적용됐으나 법 개정으로 8%까지 높아진 것이다.

이밖에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대부분을 청약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것도 분양시장에 냉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이 60%,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로 제한된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분양권 전매 시 단일 세율(50%) 적용 등이 적용된다. 비규제지역에선 주택을 계약한 뒤 6개월이 지나면 전매제한이 풀렸지만 이제는 소유권이전등기 이후에만 매도가 가능하다. 때문에 계약금만 넣고 투자해 추후 웃돈을 챙기는 방식의 투자가 어려워졌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강도 높은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매수자들의 구매의욕이 떨어져있는 상황”이라며 “비규제 지역이 풍선효과로 반사이익을 보는 반면 수도권 지역은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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