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회장 증여세 반환 소송서 패소···삼성바이오로직스, 콜옵션 공시누락 임원해고 제재 불복 소송서 승소
바이오 업계 “두 기업 모두 2강 체계 확고···바이오산업 외형 성장 필연적”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여세와 고의공시 누락 의혹 관련 재판에서 각각 승소, 패소하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반면 바이오 산업에서는 두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이약품 위탁생산(CMO) 수주 확대 등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세무당국을 상대로 증여세 270억원을 반환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했지만 지난 23일 2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11부는 서 회장의 증여세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거래로 2012년 귀속된 116억7000만원과 2013년 귀속 증여세 15억4000만원을 2013~2014년에 국세청에 납부했다. 세무당국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의 판매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일감을 몰아받았다며 증여세를 부과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셀트리온헬스케어)과 수혜법인(셀트리온)의 거래가 일정 비율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한다.
셀트리온 측은 두 회사가 지배주주와 수혜법인 관계가 아니라 다른 일감 몰아주기 형태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행법은 거래의 성격과 지배관계를 따지지 않고 법인 사이의 거래 비율을 따져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으로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임원 해임 권고 등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증선위는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을 관계사 미국 바이오젠에 부과한 것을 고의적으로 공시하지 않았다며 회계기준 위반 제재를 의결했다. 제재 내용으로는 김태한 대표이사 등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등이 있었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주며 "이 사건은 2018년 7월 25일 이뤄진 처분에 대한 소송"이라며 "이 처분은 이후에 이뤄진 2차 처분에 흡수 합병됐다고 할 만한 성격의 것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두 번째 제재 관련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한편 증여세 부과, 공시 고의누락 의혹 사건 재판에서는 두 기업의 희비가 교차했지만 본업인 바이오 산업에서는 코로나19덕에 2강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중화항체치료제 ‘CT-P59’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에 승인받고 시험에 들어갔다. 임상 2·3상은 국내와 글로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10여개의 의료기관과 협력한다. 미국, 스페인 등 6개 국가에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해 최대 12개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측은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국내 및 해외 시장에 치료제를 대량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셀트리온은 자체 공장에서 9만명분 공정검증배치 생산을 시작했다. 서 회장은 상반기 기자간담회에서 “인천 송도 1공장에서 오는 9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600만명까지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을 계속해서 맺고 있다. 올해만 1조8127억원 규모 CMO생산 계약을 맺었다. 공시에 발표된 협약사는 미국 이뮤노메딕스와 사이토다인, 영국 GSK와 아스트라제네카, 스위스 실락GmbH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 맺은 수주계약 규모는 1조8127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설립 등으로 적자를 이어오다가 지난해부터 영업익을 회복해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을 하기도 했다. 2분기 영업익은 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185억원) 늘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송도에 25만6000리터 규모 4공장을 증설해 의약품 CMO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혀 외형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오너 리스크와는 별도로 코로나19 호재로 인해 바이오 산업 자체는 굳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들은 상반기 성장세를 보이며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라며 “미국, 유럽 등에서 바이오의약품 매출이 반등했다.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 시점이 도래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타깃 시장의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