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올해 안에 상장 주관사 선정키로
‘빅3’ 증권사와 모두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 얽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초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IPO를 공식화한 가운데 상장 주관사에 어떤 증권사가 선정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초대형 IPO의 경우 국내 상위 주관 실적을 가진 대형증권사들이 독차지해왔는데, 저마다 카카오뱅크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선정 여부가 불투명한 까닭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지속적인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IPO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뱅크는 IPO를 위해 올해 안으로 감사인 지정 신청과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를 시작하고 내년 중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업 가치만 수조원대로 평가받는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주관사 선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국내 대형 증권사와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연결돼 있어 어떤 증권사가 카카오뱅크의 상장 주관사 지위를 누릴 지 현재로선 관측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우선 IPO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딜에서는 대표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각각 28.60%, 4.93%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가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발행회사의 주식을 100분의 10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 주관 업무를 맡을 수 없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은행 계열 증권사들도 카카오뱅크와 미묘하게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다. 이들 증권사가 속한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은행인데 카카오뱅크와 경쟁 관계에 있다. IPO 주관 업무를 맡게되면 실사를 통해 회사 내부 자료들을 들여다 보게된다. 규정상 이를 다른 곳으로 유출할 수 없지만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계열사가 회사 내부를 살펴본다는 것 자체가 꺼림칙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경쟁사의 소속 증권사가 성장 토대를 제대로 마련해줄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구심도 있을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통해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토대로 성장에 속도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 시중은행 입장에서 이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 계열 증권사가 주관을 맡을 경우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과거에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의 계열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았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상황은 다르진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의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5000억원의 자금을 서로에 투자해 상대방의 지분까지 매입했을 정도였다. 최근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를 통해 네이버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미래에셋그룹이 8000억원(미래에셋대우 6800억원)을 투자한 핀테크사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경쟁사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이른바 IPO 주관 ‘빅3’(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외에 다른 증권사가 선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 중 무게가 실리는 후보로 삼성증권이 꼽히는데 앞서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카카오게임즈의 공동대표주관을 맡은 바 있다. 다만 빅3 증권사와 비교해 대형 IPO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