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전 일요일 의무휴업···연휴 직전 매출, 당일 대비 15%가량 높아
이마트, 8월부터 실적 반등 조짐···대형마트 요일 변경 요청했지만 거부 당해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가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가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일요일인 27일이 의무휴업일로 지정되면서 대형마트가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특히 1, 2분기 각종 사회 이슈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마트가 지난 8월부터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추석 연휴로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성장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최대 특수기간인 추석 연휴 직전 일요일(9월27일)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겹쳤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가 지정한 월 2회 일요일 문을 닫아야 한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명절 직전 주말이 큰 대목이다. 추석 용품과 막바지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수요가 몰려서다. 이에 대형마트 측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의무휴업일 지정권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을 요청했으나 대부분 지역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의무휴업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추석 연휴 직전 일요일이 의무휴업일로 지정돼 전국 대형마트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고, 작년에도 추석 연휴 직전 일요일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겹쳤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직전 일요일은 추석연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면서 “의무휴업일은 일종의 정책이기 때문에 정해진 대로 27일 의무휴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8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4% 오른 1조2851억원으로 한달 전인 7월보다 13.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유통업계서는 드물게 성장한 실적 결과를 내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이마트 할인점 매출은 1조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7월보다는 13.8% 상승했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2648억원이었고 노브랜드 등 전문점은 14.1% 신장한 1079억원이었다.

당초 이마트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져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7년 584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려 지난해 1507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올해 1, 2분기에는 코로나19, 1차 재난지원금, 이례적인 긴 장마 등 악재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던 이마트 입장에선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 의무휴업 지정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8월부터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며 증권가에선 이마트 3분기 순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5조6574억원, 1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1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증가도 예상하며 3,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실었다.

여기에 강희석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점 사업 구조조정 효과도 이마트 실적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삐에로쇼핑을 시작으로 쇼앤텔, 부츠 등의 브랜드 사업이 정리됐고, 현재 계획의 80%정도 전문점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돼 연내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상승세도 이마트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SSG닷컴은 올 2분기 총 매출 9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하며 두 분기 연속 4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온라인 시장 전체 2분기 성장률인 1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이마트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매년 명절 당일보다 명절 직전 주말 매출이 급상승했던 만큼 올해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주문 배송도 의무휴업일을 반드시 지켜야 해 SSG닷컴은 일요일 의무휴업일에 이마트 상품을 배송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2차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추석을 앞두고 필요한 이들에게 지급되는 만큼 사용처에 제한이 없어져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의무휴업일이 올해도 추석 직전에 걸려 매출 큰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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