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알 수 없는 확진자 계속 늘어”
“방역망 제대로 작동된 상태에서 명절 맞아야”
정부가 비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연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 수준에 있다는 판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현재의 2단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당초 이날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연장 카드를 꺼낸 것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수도권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유지된다.
정 총리는 “지난 8월 13일 이후 38일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반가운 소식이 분명하다”면서도 “최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고 진단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를 감안할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수도권의 방역조치 조정을 일각에서는 안심 메시지로 잘못 받아들여 경각심이 느슨해진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2명 늘어 누적 2만2975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자리 수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3일(56명) 이후 38일 만에 처음이다.
다만 정 총리의 지적처럼 이날 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데는 휴일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하루 검사 건수는 7539건으로 직전일(1만2797건)보다 적었다. 지난 17일 하루 이뤄진 검사 건수(1만4473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특히 그는 비수도권의 상황과 관련해서 “최근 수도권 밖에서 하루 평균 20명 내외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보다 상황이 낫지만 새로운 집단감염과 함께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82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발생이 72명, 해외유입이 10명이었다. 지역발생 확진자 중에서 비수도권 지역 확진자 수는 총 17명으로 부산 6명, 경북 4명, 대구 2명, 대전·울산·충북·충남·경남 각 1명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28명, 경기 24명, 인천 3명 등 총 55명이었다.
그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일일 확진자를 두 자릿수로 확실히 낮춰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된 상태에서 명절을 맞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추석은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이기보다는 ‘가족을 위하는 명절’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거리두기 장기화로 많은 국민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모아 달라”며 “정부도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4차 추경이 국회에서 확정되는 대로 필요한 곳에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5명 늘어 누적 383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67%다.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단계 이상으로 악화된 환자는 총 146명이다. 이날까지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188명 늘어 총 2만158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