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제약, 작년 CSO 위탁 개시···상반기 지급수수료 급증, 전체 매출 60% 점유
명문제약, 영업사원 구조조정 추진···내달부터 단계적 CSO 위탁 예정
최근 제약업계에서 CSO(영업대행사)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일부 중소제약사들이 영업을 외부 CSO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CSO 위탁을 개시한 한국유니온제약은 상반기 지급수수료가 급증하는 등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명문제약도 재직 중인 영업사원들을 구조조정하며 내달부터 단계적 CSO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제약사와 중소 제약사를 중심으로 본사가 진행하던 영업 일부 또는 대부분을 외부 CSO에 위탁을 추진하고 있거나, 본격 개시를 앞두고 있다.
CSO는 글자 그대로 제약사 영업을 대행한다. 일각은 판매를 대행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정통 CSO는 의약품을 취급하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영업만 대행한다. 물론 일부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일부 품목에 한정해 CSO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CSO는 대개 법인과 개인으로 구분된다. 대형과 중형 업체도 있지만, 1~3명이 근무하는 소형 CSO도 적지 않다. 제약사들은 통상 CSO에 영업을 위탁하고 대행 수수료로 의약품 처방액의 35%에서 55% 사이를 지급하고 있다. 수수료 평균치는 40%에서 45%로 추산된다.
최근 일부 제약사들이 CSO에 영업을 위탁하는 정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것은 일단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제약사별로 경영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이같은 검토는 고정비용보다 수수료 지급이 재정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직원 1인당 매출액이 낮을 경우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며 “기존 직원들을 퇴사시켜 CSO에 배치하면 철저하게 처방액 중 일정 부분만 지급할 수 있으니 능력 위주 정책이라고 경영진은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CSO에 배치된 영업사원 관리가 힘들다는 점 등 일부 부작용도 우려된다. 경쟁이 치열한 CSO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영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업체는 가장 최근 CSO 위탁을 개시했거나 추진하는 제약사다. 대표적으로 한국유니온제약과 명문제약이다. 우선 유니온제약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방식을 CSO로 전환했다. 유니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60%가량이 CSO를 통한 매출이다.
유니온이 CSO에 영업 대부분을 위탁한 사실은 지급수수료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18억여원에서 지난해 49억여원으로 지급수수료가 늘어났다. 이어 올 상반기에는 70억여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14억여원에 비교하면 올해 지급수수료가 4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유니온제약은 지급수수료 중 대부분이 CSO에 지급한 수수료라고 밝혔다.
유니온은 올 상반기 251억7919만8338원 매출을 달성, 지난해 같은 기간 245억2643만4394원에 비해 2.86%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은 부진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3억4306만828원 손실이 올 상반기 55억6080만9369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영업이익 역시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51억9103만5833원 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544만7185원 손실에 비해 적자 폭이 늘어났다.
결국 유니온제약이 영업방식을 CSO로 전환한 후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상황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경영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니온제약 관계자는 “영업방식을 CSO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판매거점 축소로 제품 공급이 감소해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다”면서 “CSO 체제가 안착한다면 점진적 손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명문제약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CSO 영업 전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업사원 260여명 중 종합병원 담당자 6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 대부분을 외부 CSO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영업사원들로부터 신청서를 접수 받아 정리하고 있는 단계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현재 내근직도 개편을 통해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올해 말이면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경비를 최대한 감축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이번 개편의 취지”라며 “영업실적이 높은 사원들을 배려하는 것도 추진 사유”라고 덧붙였다.
명문제약 경영부진은 실적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명문제약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43억여원과 208억여원 규모다. 전년대비 모두 적자전환됐다. 올 상반기도 영업손실 153억751만1303원, 순손실 149억5511만6818원을 기록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외부 CSO에 위탁하면 일단 인건비 등을 줄일 수는 있지만, 예상치 못한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CSO 전환은 회사의 현재 연건과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