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분양물량 ‘제로’ 속 강동·신길 등에서 보류지 나와 눈길

이달 중 서울에서 공급되는 보류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달 중 서울에서 공급되는 보류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번 달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물량이 한 건도 없는 가운데 보류지 공급을 통해 신축 공급물량이 풀려 수요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은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2~3년 가량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지만 보류지는 입주를 진행 중이거나 앞둔 신축이어서 바로 실거주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급절벽 속 희귀물량이어서 분양가의 2배가 훌쩍 넘는 가격임에도 많은 응찰자가 몰릴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간 재건축 한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보류지 매각에 나선다. 보류지는 총 10가구가 풀렸으며 공급규모는 59~114㎡가 11억~20억 원 수준이다. 국민주택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최저입찰가는 15억 원인데, 분양시기 동일 평형이 7억3000만~8억 원 사이었던 점에 견주어보면 정확히 2배가 높아진 값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시장에서 해당평형이 17억 원에 거래가 된 점에 미루어보면 많은 응찰자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덕아르테온은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로 지하2층~지상34층, 41개동, 4066가구 규모다.

같은 강동구 내에서 또다른 보류지도 풀린다. 길동 신동아3차 재건축 조합은 재건축을 마친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 보류지 1건 공급에 나선다. 전용 59㎡로 최저입찰가는 9억85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입찰마감은 오는 21일이다.

서남권 신흥 아파트촌으로 거듭난 신길뉴타운에서도 보류지 물량이 풀린다. 신길9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3일 준공을 마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보류지 4건 처분에 나선다. 공급규모는 전용 42~84㎡이며 최저 매각예정가는 6억5000만~11억5000만 원 수준이다. 규모는 총 1476세대로의 대형단지다.

보류지는 분양을 받는 조합원의 지분 누락과 착오,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전체 가구수의 1% 가량을 여분으로 남겨둔 가구를 의미한다. 보류지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합이 제시한 최저입찰가 이상의 금액을 입찰가로 제출한 후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사람이 낙찰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조합으로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분양과 달리 시세에 준하는 수준으로 공급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분양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보유수도 관계 없으며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최근의 높아진 가점에 청약 시도조차 못하는 이들의 접근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류지 인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달만 해도 서울 분양시장의 공급물량은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공급절벽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보류지의 경우 시세 수준에 매각되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이 관계자는 “보증금으로 최저 입찰금액의 10% 또는 통상 1억 원을 걸어야 하고, 한번 낙찰 받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부담이 있다. 일반분양과는 공급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 등도 불가능해 구입비용을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하는 만큼 자금계획을 잘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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