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태평양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부정승계 의혹·국정농단 사건에 정통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판사 출신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했다. 11명의 변호인단 가운데 9명이 판사 출신으로 전체의 80%가 넘는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 소속 하상혁(48·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 최영락(49·27기) 변호사, 이중표(47·33기) 변호사를 지난 7일 추가 선임했다. 세 사람은 모두 판사 출신이다.
하상혁 변호사는 인천지법, 서울고법 판사직을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최영락 변호사도 청주지법, 의정부지법, 서울고법, 대구고법 등에서 판사로 일했다.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심의관과 기획조정심의관을 맡은 이력도 있다.
이중표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법,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판사로 일하다 지난해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 부회장은 또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송우철(58·16기) 변호사, 권순익(54·21기) 변호사, 김일연(50·27기) 변호사를 새로이 선임했다. 이들 모두 또한 판사 출신이다. 송우철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권순익 변호사와 김일연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까지 지낸 뒤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문 단계부터 이 사건을 담당해온 판사 출신 김앤장 변호사 안정호(52·21기), 김유진(52·22기), 김현보(52·27기) 변호사도 남았다. 국가정보원 2차장을 지낸 최윤수(53·22기) 변호사, 김형욱(47·31기) 법무법인 엠 변호사 등 2명도 변호인단으로 계속 활동한다.
11명의 변호인단 중 최윤수, 김형욱 변호사를 제외한 9명이 모두 대형 로펌 소속 판사 출신으로 구성된 셈이다.
김앤장과 태평양은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사건에 정통한 로펌이다. 김앤장은 삼성 부정승계 의혹을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부터 법률 자문을 해왔다. 태평양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의 변호를 맡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은 부정승계 의혹 사건과 연결 돼 있다.
이 부회장의 첫 재판은 내달 2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심리로 열린다. 공판준비기일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검찰의 기소 이유와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검찰의 입증계획, 증인신문 및 서증조사 계획 등 향후 재판 일정을 정리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