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트레이더스 성장세에 빅마켓 유료회원제 폐지···고객 방문 수 늘어
2012년 1호점 출범 이후 신규 출점은 없어···빅마켓, 점포수 줄여 철수설 힘 실려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이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무료회원제로 전환했다. 신규 회원의 진입 장벽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유료회원제 폐지 이후 빅마켓이 점포수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어 철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빅마켓 신영통점, 킨텍스점을 폐점했다. 오는 11월30일에는 도봉점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로써 빅마켓은 금천점, 영등포점 단 두 곳만 남게 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2년 서울 금천에 빅마켓 1호점을 내며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롯데마트 도봉점과 영등포점, 신영통점을 빅마켓으로 전환해 매장을 늘렸고, 2014년 오픈한 5호점 킨텍스점을 끝으로 신규 출점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오픈한 배경에는 대형마트의 성장 한계가 있다. 유통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소매 위주의 대형마트 성장이 한계를 보여 왔던 유통업계는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그럼에도 빅마켓 성장은 부진했다. 빅마켓은 시장에 진출한 이후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등 경쟁사와 비교해 매장수가 적고 적자 매출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빅마켓 5개점을 포함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0.2% 늘어난 6조33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롯데마트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140억원에서 362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빅마켓의 경쟁사로 꼽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는 신규 출점으로 몸집을 불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출액이 2017년 1조5214억원, 2018년 1조9100억원, 2019년 2조33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7.2%, 25.5%, 22.4%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스타필드 안성점, 내년에는 부산 연삼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고 오는 2023년까지 7개점을 추가할 계획이다.
코스트코도 출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코스트코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매출이 4조1709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 대비 6.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21.7% 감소한 1345억원에 머물렀지만, 코스트코는 김해·청라·고척 등에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빅마켓은 지난 6월 비회원제 오픈형 매장으로 전환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빅마켓 유료회원제의 남은 연회비를 환불해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빅마켓이 매장 점포수를 줄이고 유료회원제 폐지를 시작으로 사업 철수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포 철수를 앞두고 연회비 환불로 사업 정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 ‘빅마켓 회원제 변경 및 사업철수의 건’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최근 롯데쇼핑이 대대적인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섰다는 점도 빅마켓 사업 중단에 힘을 싣는다. 롯데쇼핑은 올해 빅마켓을 포함한 롯데마트 16개점을 폐점한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빅마켓 철수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무료회원제로 전환한 이후 현장에선 고객 방문수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남은 두 매장은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