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2022년 상장 목표로 IPO 추진···프리IPO 형태 투자유치도 계획
3세 경영권 승계 신호탄이란 분석도···CJ올리브영 가치 제고 힘 받을 듯
업계 1위 올리브영, 경쟁사 몸집 줄이기에 반사이익···비대면 온라인 소비 급증에 이커머스와의 경쟁은 과제
CJ올리브영이 2022년까지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아울러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로써 3세 승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 CJ올리브영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회사 경쟁력 제고 작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올리브영의 향후 성장성은 어떨까. 현재 H&B스토어 시장 상황은 현재 올리브영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와 GS리테일의 H&B스토어가 몸집을 줄이고 있고, 아모레퍼시픽 등 제조사들도 올리브영에 자사 대표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면서 MD 경쟁력도 커지고 있다. 비대면 수요가 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시장 내 이커머스와의 경쟁은 당면 과제다.
지난 2일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사내 소통 플랫폼을 통해 “올리브영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2022년 상장을 목표로 내년부터 관련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프리IPO 형태 투자유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는 상장 추진에 앞서 성장 재원을 확보하고 미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프리IPO를 계획했다.
업계에서는 프리IPO를 통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경후 CJ ENM 상무의 3세 승계 재원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CJ올리브영 지분은 CJ그룹 승계의 핵심 연결 고리로 거론돼왔다. 이선호 부장의 CJ 지주사 지분율은 2.75%다. 향후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이 부장의 지주사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CJ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세 등 승계재원으로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7일 펴낸 보고서에서 “지주 지분 확보를 위해 이선호 부장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CJ올리브영 지분 약 18.0%는 추후 CJ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혹은 해당 지분은 이선호 부장이 추후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CJ 지분을 직접 증여받을 경우에 상속세 재원 확보를 위해 구주매출을 통한 활용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가 오르면 3세의 지분 가치도 오른다. 향후 CJ그룹이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 제고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CJ올리브영의 주요 주주는 CJ(지분율 55.01%), 이선호 부장(17.97%), 이경후 상무(6.91%),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등이다.
◇ 롭스·랄라블라 몸집 줄이기에 반사이익···이커머스와의 경쟁은 심화
현재 H&B스토어 업계 지형을 살펴보면 업계 1위 올리브영의 우세는 일단 굳건한 모양새다. 경쟁사가 현재 몸집을 줄이고 있어서다. 업계 2위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는 현재 13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140개에서 7개가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84억원, 영업이익은 -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2% 감소했고 적자폭은 커졌다.
3위 롭스는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점포 폐점 기조에 따라 올해 2분기 말 112개까지 쪼그라들었다. 롭스는 올해 초반까지만해도 130개 매장을 운영했다. 반면, 지난해 말 1246개 매장을 운영하던 올리브영만 올해 매장 수를 1252개까지 늘렸다. 2,3위와 1위 간 매장 규모 격차가 커지면서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B스토어 업계가 오프라인 점포 출점을 기반으로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업계 내 올리브영의 우위는 더욱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아리따움 등 자사 뷰티 편집숍을 운영하며 올리브영과 경쟁했던 아모레퍼시픽도 자사 화장품 브랜드(헤라, 에스쁘아, 한율, 에스트라, 마몽드, 라네즈 등)를 올리브영에 전략적으로 입점 시키고 있다. 경쟁사 제품 취급으로 올리브영의 MD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 범위를 H&B 업계가 아닌 이커머스 전반으로 넓혔을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형마트, 백화점에 편의점까지도 온라인몰 키우기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채널’ 정체성을 가진 올리브영의 당면 과제는 온라인 파이를 얼마나 키우느냐다. 쿠팡, 네이버쇼핑 등 거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 빠른 배송인 로켓배송도 가능하다. 롭스도 롯데쇼핑이 키우는 롯데온을 등에 업고 있다.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올리브영이 집중하고 있는 온라인 배달 서비스인 오늘드림(모바일 앱 주문 후 상품을 3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서비스)의 성과는 가시적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오늘드림 주문건수는 올해 1분기 기준 직전 동기(2019년 4분기) 대비 205% 증가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프리IPO에 대한 지분 매각 규모나 방식 등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오늘드림과 같이 온오프라인을 잇는 옴니채널 시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도 현재 규모를 유지하는 선에서 전략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